앵커: 최근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이 김일성 생일 경축 연회를 열었고, 참석자들은 김정은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건강을 축원했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경색되었던 양국 관계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20일 중국 주재 북한 대사관이 지난 14일 김일성 생일 113주년 기념연회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자리에는 북한의 리룡남 주중특명전권대사 외 팽청화 중국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중국 간부들이 참석했습니다.
팽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조선노동당 창건 80주년이자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목표를 결속짓는 해”라며 “조선노동당과 인민이 국가건설사업에서 새롭고 보다 큰 성과를 거둘 것을 충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석자들은 김정은 총비서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건강을 축원하며 잔을 들었습니다.
경색되었던 북한과 중국 간 관계는 최근 회복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주북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전쟁 중국 지원군 추모시설(중국 지원군 열사 표양 대표처)을 관리하는 중국 인력 14명은 지난달 31일 북한에 들어왔습니다.
이들의 북한 복귀는 코로나 이후 약 5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일 주북 중국대사관은 지난달 30일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가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장진호 전투에서 희생된 전사자들이 묻힌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묘를 찾아 참배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또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주북한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왕야쥔 대사를 만났는데, 이는 약 1년 만에 이뤄진 북중 외교당국 간 고위급 회동이었습니다.
북한은 신압록강대교의 북측 구간 공사를 재개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신압록강대교는 2011년 착공했지만, 북측 구간 공사가 진척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된 상태에 놓여있었습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북중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자신들의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전 석좌연구위원은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뒤따르는 미국-러시아 간 긴장 완화, 미북 대화 가능성 등 국제정세의 변화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악화되었던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 석좌연구위원은 또 북한이 러시아와 경제적 교류 측면에서는 일부 한계를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적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 여전히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병곤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북한의 내부 경제적인 상황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경제적인 발전이나 번영을 위해서 중국으로부터의 외교나 안보적인 지원 말고도 경제적인 지원도 굉장히 필요하고 긴요하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중국하고의 관계가 좀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연구기관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 역시 지난달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가능성에 대비하거나, 러시아가 북한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를 보다 균형 있게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통일부 “북, 올해 들어 중국과 관계개선 움직임”

한편 한국 통일부는 지난달 27일 ‘최근 북한 동향’ 자료를 배포하며, 북한 외교의 중점은 러시아지만, 올해 들어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통일부는 나선 지역 중국인 단체관광 추진과 신압록강대교 북측 구간 공사 재개 등을 북중관계 개선 징후로 파악했습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관계 개선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