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시장 상인 등 북한 주민들이 여유 돈을 미국 달러나 중국 위안화로 환전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외화 환율 상승으로 북한 원화의 가치가 계속 하락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달(3.31) RFA는 시장 환율로 달러를 환전하는 것을 강력히 통제하던 북한이 시장 환율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국영 은행 환율을 고시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 전까지는 국영 은행 외화 환율과 시장에서 통용되는 외화 환율이 각각 따로 존재했습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0일 “최근 전국적으로 국돈(북한 원화)의 인기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여유 돈을 (미국) 달러나 민폐(중국 위안화)로 바꿔서 보관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돈을 좀 주무르는 시장 상인들이 하루 장사가 끝나면 그날 들어온 국돈을 달러나 민폐로 바꾼다”며 “외화 환율이 갑자기 오르는 경우가 많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며칠새 쌀 가격이 kg당 1만원, 외화 환율은1 달라에 2만 3천원까지 올랐다”며 1년전인 지난해 4월에 1달러에 9000원이었 것에 비하면 2.5배 이상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작년 말에는 1달러에 2만 4천원까지 올랐던 적도 있었는데 곧 그 수준을 능가할 것 같다”며 “3만원이상 오를 것이라는 말도 있다보니 외화를 가지고 있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이 당장 쓸 약간의 돈만 국돈으로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다 달러나 민폐로 보관하는 추세인데 시장이나 수매상점에서 물품 살 때 외화를 내면 장사꾼들이 더 좋아한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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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평안북도 신의주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요즘 외화 값(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달러나 민폐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외화를 바꿔주는 은행과 협동화폐거래소가 존재하지만 달러나 민폐를 국돈으로 바꿔줄 뿐 국돈으로 외화를 살 순 없다”며 “외화가 필요하면 개인 돈장사꾼(환전상)을 찾아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니 당국이 아무리 통제하고 단속해도 개인 돈장사가 없어지지 않고 있다”며 “외화를 바꿀 때도 은행보다 환율을 높이 계산해주는 개인 돈장사꾼을 찾아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외화를 기준으로 가격이 매겨진 가구나 전자제품 같은 비싼 물품을 국돈으로 사려면 돈을 큰 가방에 넣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니 사람들이 부피가 작고 (하룻)밤 자고 나면 가격(가치가)이 오르는 외화를 가지고 있으려 한다”고 전했습니다.
계속해서 그는 “외화를 찾는 사람이 많다 보니 돈장사꾼들이 낮에는 물론 밤 늦게까지 길거리에 나와 장사를 하는데 살 때를 만난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거래하는 돈장사꾼에 의하면 남새(채소) 장사를 하는 여성도 가끔씩 한번 와서 민폐를 바꿔간다고 하는데 국돈을 신뢰하지 않고 외화를 좋아하는 분위기는 계속 높아지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