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북, 핵·미사일로 평화 위협...단호히 대응”

앵커: 한덕수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이 나라를 지키다 순직한 젊은이들의 희생을 기렸습니다.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25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2회 순직의무군경의 날 기념식.

기념식장을 찾은 한덕수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국토 방위 일선에서 순직한 의무군경의 희생을 기렸습니다.

한 대행은 “우리나라는 비극적인 남북 분단으로 지난 70여 년 동안 군사적 대치 상태에 있다”며 “이처럼 특수한 안보 현실 속에서 한국 청년들은 기꺼이 자신의 젊음을 바치며 국토 방위 일선에서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지금도 핵과 미사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한덕수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북한은 지금도 핵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완벽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순직의무군경의 날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가 목숨을 잃은 의무군경의 희생을 기리고 추모하는 날로, 지난 2023년 제정됐습니다.

이날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당시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 전방초소(GP) 불능화 여부를 부실하게 검증했다는 의혹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서 남북은 2018년 체결한 군사합의에 따라 DMZ 내 GP 10개씩을 각각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이후 북한은 2023년 11월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뒤 빠른 속도로 GP 복원에 나섰고, 이에 북한이 GP 지하 시설을 남겨뒀을 가능성과 함께 한국 측도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사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은 ‘4·27 판문점선언’ 7주년을 맞아 개최된 기념식에서 남북 간 긴장 고조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기념사하는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

문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3년 동안 남북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며 “남북이 언제 군사적으로 충돌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았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 남북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고 도저히 대화를 말할 분위기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대화의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문 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이미 북한과 대화할 의지를 표명했다”며 물밑 접촉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그 대화에서 구경꾼이 돼서는 안 된다며, 군사적 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한 남북 군사합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재인 전 한국 대통령] 군사적 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해선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우발적 충돌에 의해 촉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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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나온 자체 핵무장론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핵무장론은 위험한 주장”이라며 “북한의 핵개발에 면죄부를 주고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는 것이며, 동북아시아를 세계의 화약고로 만들 수 있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 국제사회 내 고립과 경제 제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반도 평화 조성을 위해 긴밀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주변국들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고, 호의적인 경제 협력과 민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역대 정부가 남북 간 신뢰를 쌓고 대화했던 노력들 하나하나가 평화로 가는 과정이었지만, “네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정상선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한반도 평화의 정상에 이르지 못했다”며 평화의 길을 다시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