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IT 노동자 위장취업·직무수행 전 과정에 생성형 AI 활용”

앵커: 북한 IT 노동자들과 이들의 위장 취업을 돕는 조력자들(facilitators)이 구직부터 직무 수행까지 전 과정에 걸쳐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사이버 보안 기업 옥타(Okta)는 지난 수달간 북한 IT 노동자들이 외국 기업에 위장 취업하기 위해 어떻게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심층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란 기존 정보를 학습해 새로운 정보와 자료를 생성해내는 인공지능 기술입니다.

옥타는 25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북한 IT 노동자들과 이들의 위장 취업을 돕는 조력자들이 구직부터 직무 수행까지 전 과정에 걸쳐 생성형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력자들은 기업들의 자동화된 채용 과정을 통과할 만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시험하고 완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했습니다.

또 지원서 작성과 채용 진행 상황 추적을 자동화하고 모의 면접을 통해 북한 IT 노동자들을 훈련시키는 데 이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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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채용 플랫폼에 가짜 구인 공고 올리기도”

이에 더해 AI 기반 채용 플랫폼에 구인자(recruiter)로 등록해 표적 기업에서 공고한 것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내용의 가짜 구인 공고를 올리는 모습도 관찰됐습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실제 구직자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향후 북한 노동자의 지원서를 최적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습니다.

가짜 지원자 계정을 여러 개 관리하는 조력자들은 복수의 휴대폰, 전자우편, 실시간 문자전송 계정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해 AI로 강화된 통합 메시징(integrated messaging) 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대규모언어모델(LLM)로 구동되는 채팅 로봇 그리고 개발 언어와 AI 도구 관련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관찰돼 북한 IT 노동자들이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돕는 데에도 생성형 AI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 워싱턴 DC의 법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 DC의 법무부 건물. (AP)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1월 미국 기업에서의 원격 근무를 통한 북한 당국의 수익 창출을 위해 취업 사기를 친 혐의로 북한 국적자 2명, 멕시코 국적자 1명, 미국 국적자 2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연방법원 대배심은 지난해 12월 중국과 러시아에 머물며 미국 등 기업에 IT 노동자로 취업하거나 취업을 알선한 혐의로 북한 국적자 14명을 형사 기소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