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북, 대선 앞둔 시기 미사일 연속 시험발사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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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북한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올해 들어 두 번째 미사일 시험발사를 한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불과 엿새 만에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상으로 다시 쏘아올린 북한.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한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기에 북한이 연속해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것에 대해 우려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같이 언급하며 “더는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 동안 북한이 미사일 등을 쏠 때마다 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해왔지만, 논의 결과에 대한 문 대통령의 언급을 별도로 소개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한국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국 대선을 앞둔 시점을 강조한 문 대통령의 메시지와 관련해 “정치적 전환의 시기에는 남북관계가 긴장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열린 NSC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은 북한이 연초부터 잇달아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의도를 분석하는 한편,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에 이뤄진 이번 발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NSC가 ‘강한 유감’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은 지난 5일 올해 첫 시험발사 당시 ‘우려한다’는 입장만을 내놓았던 것에 비해 수위가 올라간 것입니다.

이날 회의에는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정의용 외교부 장관,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원인철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한국 내 관련 부처들도 각각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세 안정이 긴요한 시기에 한반도 평화를 만들려는 한국 측의 노력에 역행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우려스러운 행동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평화를 만들려는 한국의 노력에 호응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를 단정하거나 해석하지는 않겠다면서, 북한이 평화를 위한 협력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남북과 유관국 간 빠른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한·미·일 3국 간 지속적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이 속히 대화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 개최 등 한반도 정세 관련 한·미·일 3국 간 지속적 공조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예정입니다. 북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해 대화 재개와 협력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합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와 대응 방향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전화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확고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와 주한미군도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개발이 안보 불안에 미치는 영향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한국과 일본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포착된 북한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추정하면서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북한이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경계와 감시를 강화한 가운데, 현재 발사체의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도 분석 중입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이번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700km 이상이고 최대고도는 약 60km, 최대속도는 마하 10 내외로 지난 5일 발사된 탄도미사일보다 진전된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특히 이번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날 오전 5시쯤 북한이 지난 5일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긴급 토의를 한 직후 이뤄졌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