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잇단 무력시위를 통해 전략무기 개발 지속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1일 새해 두 번째 무력시위를 감행한 북한.
이에 대해 한국 통일연구원의 홍민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해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천명한 전략무기 개발 계획을 일관되게 추진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북한은 자신들의 전략무기 개발과 이를 위한 무기 실험이 자위권 행사 차원이라는 논리를 관철시키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의 비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며칠 간격으로 이런 실험을 하는 이유는 돌이키기 힘든 수준까지 전략무기와 핵무기 개발을 완성하겠다, 그 과정에서 국제사회가 계속 문제 제기하는 것에 대해선 아예 초기부터 자위권 차원의 주권적 사항이라고 못을 박겠다는 일련의 행동이라고 보여집니다.
홍민 연구위원은 이에 더해 올 상반기 김일성 생일 110주년(4월 15일)과 김정일 생일 80주년(2월 16일) 등 ‘정주년’ 행사들이 예정된 가운데 북한이 현재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은 국방 분야 뿐이라며 북한의 무기 개발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이날 분석자료를 통해 중요한 정치적 기념일들을 앞둔 북한이 연초부터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국방 부문에서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은 경제 목표 달성에 주민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동원하기 위해서도 미사일 능력의 급속한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고 앞으로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교수 또한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에 대해 자체적인 무기개발 계획 이행의 일환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또 코로나19, 즉 신형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한 국경봉쇄 장기화와 대북제재 지속으로 인해 경제난에 직면한 북한이 연초부터 공격적인 입장을 취하며 한미 양국 그리고 중국의 행동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은 다음달 베이징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에는 도발을 자제하겠지만 이 후 3월에는 한국 대통령 선거와 한미연합훈련이 예정되어있어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외교안보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의 차두현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공개한 분석 영상에서 2019년 이후 북한은 한국을 대상으로 한 단거리미사일 또는 무기체계 개발에 주력해왔다며 이는 유사 시 한국에 선제적 핵 공격을 가하겠다는 구상을 암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하지 않고도 대북제재 해제 또는 미북관계 개선 관련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단거리핵전력을 집중적으로 실험하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아무리 제재를 해도 북한의 무기는 발전하고 있고 특히 핵 능력은 계속 고도화될 것이기 때문에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는 선에서 미국과 북한 간의 모종의 타협을, 미국의 양보를 전제로 한 타협을 하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차두현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 구축과 동시에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강화 방안을 모색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의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인 논평을 통해 새해 들어 계속되는 북한의 정치적, 군사적 도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남북 양측이 평화와 공존을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국방력 강화에 몰두하면 신뢰를 조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이 주변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에게 입장문에서 지난해 북한은 3월이 되서야 두번째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올해는 북한의 도발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한국은 북한의 위협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돼있음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와 북한 미사일 규탄 공동성명에 불참했다며 한국 정부가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북한의 비위 맞추기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 추진에 앞서 종전선언을 통해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종전선언에 전제조건을 내걸고 전략무기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타진하는 것은 종전선언 이후 있을 북한의 도발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