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년 북핵 능력 증가…‘발사 왼쪽 전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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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40년 즈음에는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상당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른바 '발사 왼쪽 전략'을 비롯한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로 서울 중구에서 열린 ‘디펜스 2040: 도전과 청사진’ 콘퍼런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 미래전략연구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지속적인 확장 억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2040년 북한의 핵무기 능력이 현재보다 상당히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습니다.

조 위원장은 “북핵 무력화를 위한 적극적인 시도가 필요하다”며 이른바 ‘발사 왼쪽 전략’ 도입, 한국형우주항법체계 구축, 한국형 방호전략 수립 등을 제시했습니다.

발사 왼쪽 전략이란 ‘발사준비’, ‘발사’, ‘상승’, ‘하강’으로 진행되는 미사일 비행 4단계에서 ‘발사’ 단계 왼쪽에 있는 ‘발사준비’ 단계에서 미사일 기지, 이동식 발사대 등을 무력화하는 것으로 사이버전을 통한 사전발사 차단 시도에서부터 선제타격까지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발사 왼쪽 전략은 현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군이 추진해온 선제타격 체제, 킬 체인(전략목표타격)이 이와 흡사합니다.

조남훈 한국국방연구원(KIDA) 미래전략연구위원장: 2040년 즈음에 북한 핵 능력이 지금보다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이 모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핵 대응 능력에 대한 한국군의 충분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는 발사 왼쪽전략 도입, 발사단계에서 적 미사일 무력화, 한국형우주항법체계 구축 및 한국형 방호전략 수립 등을 통해서 북한 핵을 무력화하는 방안입니다.

조 위원장은 또 “호혜적인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다자협력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인 국방외교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위원장은 출산율이 줄어드는데 따른 한국군의 병역자원 감소와 관련해서는 “상비병력을 감축하는 대신 민간인력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를 위해 “지금의 병역제도 틀 안에서 모병제의 성격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는 이어진 좌담회에서 “2040년 안보환경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국방전략은 북핵의 위협이 증가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맞춰 설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백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전술적으로 사용할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고 “다른 한편으로 미국의 핵우산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핵방어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백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평화적 해결이라는 희망적인 사고에 젖어 이런 준비를 소홀히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 국방 분야에서 어느 상황에 제일 먼저 대비해야 하겠습니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겠죠. 외교통일 분야와 달리 국방안보 분야에서는 북한 핵이 강화되는 상황에 대비한 국방전략을 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평화적으로 잘 해결될 것이라는 낭만적이고 희망적인 사고에 묻혀 3축체제 구축 등에 문재인 정부가 소홀히 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밖에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2040년 즈음이면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며 “변화하는 국제관계 속에서 우방국들과 힘을 합쳐 군사력, 경제력 등 다양한 방면에서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노력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노훈 전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은 “미래 전쟁을 바라보는 데 있어 첨단기술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과거 전쟁의 모습이 사라지지 않고 함께 갈 가능성이 크다”며 “양적인 측면에서의 군사력 확장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축사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다가올 안보 환경은 어느 시기보다 변화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군은 종합 군사력 세계 6위의 강한 힘을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