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보다 대량응징보복의 실효성이 크다며 향후 응징보복 전력을 확장하는데 3축체계의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내 전문가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소속 김성원 의원과 자유민주통일국민연합이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최한 ‘북한 미사일 도발과 한미공조 시스템 점검’ 포럼.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앞으로 응징보복을 중심으로 3축체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형 3축 체계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탐지해 북한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될 시 선제타격하는 킬체인, 이미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미사일 타격을 받은 이후 보복에 나서는 대량응징보복(KMPR)을 통칭합니다.
김 전 원장은 “킬체인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0개의 정찰위성을 통해 북한의 동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는데 현재 한국은 위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서도 “고도화된 북한의 신형 미사일 능력으로 인해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남은 것은 대량응징보복인데 김 전 원장은 “응징보복에 있어서는 단일 미사일 대량생산에서부터 참수작전 등 많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며 “3축체계 중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효과가 높은 것은 응징보복”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전 원장은 “당장 재래식 전력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북한 핵ㆍ미사일에 대한 일부 억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킬체인을 위해) 정찰위성이 몇 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까. 적어도 200개 이상 필요합니다. (지금)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방어도 지금 구멍이 뚫렸잖아요. 북한의 신형 미사일에 의해 구멍이 뚫리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나마 가장 돈이 적게 들고 효과가 높은 것은 응징보복입니다. 응징보복은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많은 것을 사용할 수 있어요. 우리는 재래식 무기로 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인데 도대체 억제가 되느냐? 됩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일부는 됩니다.
김 전 원장은 이어 “당장은 재래식 전력 강화를 통해 대북 억제력을 꾸려나가야하지만 계속해서 북한의 핵이 고도화되면 결국 미국의 전술핵을 재반입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 한국이 나아갈 방향은 단계적 핵균형 전략이라고 단언했습니다.
미국 전술핵 재반입의 방법으로는 과거처럼 한반도에 배치하는 방법 뿐 아니라 전술핵을 탑재한 미국의 핵잠수함을 동해에 상시 배치하는 방법, 주변 아시아 다른 국가에 전술핵을 배치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원장은 나아가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까지 더해질 경우 한국이 직접 핵무장을 해야하는 단계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때 필요한 전제조건은 미국의 동의인데 김 전 원장은 “지금은 미국이 동맹국들의 핵무장을 못하게 막고 있지만 향후 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미국의 입장이 동맹국들의 핵무장을 권장하는 쪽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원장은 “한국의 지도자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당장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보유하지는 않지만 언제든지 빠른 시일 안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 이른바 핵 잠재력을 충분히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단계적 핵균형 전략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 요즘 새로운 전술핵이 많이 만들어져 있는데 전술핵을 탑재한 미국의 핵잠수함을 동해에 상시배치해도 되고요. 아시아 주변 다른 지역에 배치해도 충분히 효과가 있고요. 당장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 해야 할지도 모르는 핵무장을 위해서 핵 잠재력을 충분히 키워나가고 있어야 한다는 전략적 마인드를 가진 정부가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밖에 이 자리에 참석한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역량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한반도 전쟁 시 미국의 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날은 북한의 핵 전력이 완성되는 날”이라며 “이런 상황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