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체제의 경제성장 정책이 장마당 등을 통한 북한 여성의 경제활동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국제공화연구소, 즉 IRI의 한국사무소는 14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북한 경제와 여성의 역할’ 토론회를 주최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영 부문 강화를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하려는 김정은 체제의 정책 기조가 장마당 등을 통한 북한 여성의 경제활동과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내 탈북민과 청년, 북한 경제 분야 전문가 등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는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채텀하우스 룰’이 적용됐습니다.
한국의 북한 경제 전문가는 이 자리에서 인력이 부족한 북한에서 국영부문 위주의 성장 정책 추진을 위해서는 북한 여성들의 노동력이 동원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와 같은 상황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장마당 활동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쌓아온 북한 여성들의 자율성을 축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날 발제에 나선 한국 청년 대표는 2000년대 이후 북한 여성들이 북한 내 가구 총 소득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기여도가 정치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탈북민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식 부문에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과 오를 수 있는 직위가 사실상 한정돼있을 뿐 아니라 비공식부문인 장마당에서도 관리들의 성상납 요구나 성희롱이 잇따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더해 북한 당국은 여성의 정체성 중 모성에 관련된 일부만을 강조하거나 여성을 ‘나라의 꽃’으로 비유하는 등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한캐나다대사관 고위관리는 환영사에서 캐나다는 북한 인권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북한 여성의 인권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캐나다와 같은 나라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모색하는 데 청년들의 의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정민 국제공화연구소 한국사무소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인권에 대한 한국 청년의 인식을 한국 청년 스스로가 개선한다는 취지로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정민 IRI 한국사무소 대표: (북한 인권에 대한) 한국 청년들의 인식 개선은 청년들이 직접 주도해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팩트(사실)를 기반으로 하면 좋을 것 같아 청년을 중심으로 해야겠다라고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IRI 한국사무소는 올해 한국 내 청년들의 주도 하에 북한 내 정보의 자유, 정치적 자유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토론회 개최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