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잇달은 미사일 역량 강화의 움직임이 지난 2015년 수립한 4대 전략적 노선에 기초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민간단체인 한반도평화포럼이 17일 화상으로 개최한 ‘북한 미사일 어디까지 왔나’ 토론회.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북한은 2015년 신년사에서 밝힌 4대 전략적 노선 중 전법 강군화ㆍ다병종 강군화 노선에 의거해 차근차근 미사일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4대 전략적 노선이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5년 신년사에서 언급한 인민군 강화 노선으로 정치사상 강군화, 도덕 강군화, 전법 강군화, 다병종 강군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전법 개발을 위한 훈련 강화와 다병종 부대 확대에 필요한 무기 생산과 개발을 주문하는 전법ㆍ다병종 강군화는 북한의 고도화되는 전력 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권 전 교수는 “북한이 지난 2019년 선보인 신형 무기 4종 세트,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극초음속미사일 등 여러 가지 미사일 개발 움직임이 그냥 나타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김정은 시대 이전까지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컨벤셔널한 재래식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왔다고 한다면 김정은 시대에는 그런 탄도 미사일이 아니라 2019년 이후부터 나타난 4종 세트라든지, 미니 SLBM, 또 극초음속 미사일 등등 여러 가지가 나타납니다. 2015년도 강군화 노선을 발표하고 거기에 의거해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권 전 교수는 “북한의 기술이 서구적인 관점에서는 불완전하더라도 독창적인 방식으로 빠르게 개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며 “북한은 개발하겠다고 공언했던 무기 개발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권 전 교수는 또 “콤팩트한 크기의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실험을 올해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서 5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는데 그 핵심과제들이 이제 남은 과제라고 생각을 해요. 콤팩트화된 고체 ICBM이 올해 어떤 실험을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이 사용을 시작한 앰플화 액체연료 방식과 관련해 “액체연료 분야에서는 가장 첨단까지 진행된 기술”이라며 “북한이 그 수준까지 갔다는 것은 많은 진전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앰플화(ampoule) 액체연료 방식은 연료를 주입하고 발사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기존의 액체연료 단점을 보완한 기술로 북한은 지난해 9월 화성 8형에 이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데 동의하며 “중국이나 러시아가 도와주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 많은 의심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상당히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이나 러시아가 도와주지 않고 이렇게 북한이 자체적으로 빠르게 발전했겠는가 하는 것에 대해서 많은 의심이 들어요.
이밖에 장철운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역시 2005년 이후 미사일 전력을 굉장히 강화했다”며 “한국의 미사일 전력이 북한의 미사일 전력보다 질적으로 훨씬 우수하며 양적으로도 별로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한국은 18일 아트 앳킨스 미국 핵안보청 부청장보와 박영효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의 공동 주재로 원자력고위급위원회 산하 핵안보 실무그룹 5차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한미 양국은 과거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고농축우라늄 최소화를 위해 한국 정부가 공약했던 활동이 성공적으로 완료됐다고 평가하고 관련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한미 양국은 또 차기 회의를 내년 상반기 중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이날 한중 북핵 수석대표의 전화 협의도 있었는데 노규덕 한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중국 측에 조속한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