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 탈북민 출신 친구를 불편치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와 교육부가 18일 발표한 ‘2021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
이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한국 내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 6만7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입니다.
이에 따르면 같은 반 친구가 탈북민 출신일 경우 기분을 묻는 질문에 불편하지 않다는 응답이 76.6%로 전년 대비 8.9%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친구가 내 짝일 경우엔 학생들의 70.1%가, 같은 학교 친구일 경우엔 학생들의 80.3%가 불편하지 않다고 답해 이 같은 답변의 비율이 모두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습니다.
본인과의 거리감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초중고생 약 4명 중 3명은 탈북민 출신 친구를 불편치 않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북한에 대해 학생들의 52.6%는 ‘협력 대상’, 27.1%는 ‘경계 대상’이라고 답해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북한이 협력 대상이라는 응답은 전년 대비 2.1% 포인트 감소한 반면 경계 대상이라는 응답은 전년 대비 2.9%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평화로운지 묻는 질문에는 학생들의 48%가 보통이다, 30.2%가 평화롭지 않다, 21.1%가 평화롭다고 답했습니다.
평화롭지 않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5% 포인트 감소한 반면 평화롭다는 응답은 3.5% 포인트 증가했습니다.
다만 조사가 지난해 말 시행된 만큼 올해 들어 북한이 7차례에 걸쳐 단행한 미사일 시험 발사가 학생들의 인식에 미친 영향은 조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남북 통일에 대해선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필요 없다는 의견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사 대상 중 61.2%는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반면 25%는 필요 없다고 답했습니다. 필요 없다는 응답은 지난 2019년 19.4%, 지난 2020년 24.2%로 꾸준히 증가해왔습니다.
통일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1.9%가 독재, 사회주의 등 변하지 않는 북한 체제, 28.5%가 미사일, 핵무기 등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꼽았습니다.
이에 더해 오랜 분단으로 인한 남북한의 차이, 통일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0.38%포인트 입니다.
한국 정부는 학교의 통일교육을 촉진한다는 취지의 통일교육지원법에 근거해 지난 2014년부터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를 시행해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