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망초, ‘탈북민 청년의 이산가족’ 다룬 단편영화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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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북민 청년의 이산가족 문제를 주제로 한국의 북한인권단체 물망초와 탈북민 만화가 최성국 씨가 만든 단편영화가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물망초는 24일 서울 종로구에서 단편영화 ‘어느 여대생의 불안과 희망’ 시사회를 열었습니다.

‘어느 여대생의 불안과 희망’은 탈북민 청년의 이산가족 문제를 주제로 제작된 약 20분 길이의 애니메이션으로 물망초가 기획, 탈북민 만화가 최성국 씨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어느 여대생의 불안과 희망’은 탈북과정에서 이루어진 가족과의 이별, 탈북 이후 한국에서의 삶,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기까지의 과정 등을 다루고 있으며 탈북민 여대생 두 명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물망초의 박선영 이사장은 “탈북민들의 현실을 소재로 한 시, 소설, 영화 등이 나오지 않는 한국 문화예술계가 부조리하다고 생각했다”며 제작에 나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자유를 찾아서 이 땅에 온 탈북민들을 소재로 한 시나 소설이나 영화는 왜 이 땅에 잘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왜 예술가들은 이들을 주목하지 않는 것일까. 이 사회가 뭔가 참 부조리하다고 생각했고 그 뒷면에는 문화 전쟁에 있어서 보수가 처절하게 패배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탈북민 만화가 최 씨는 “북한 인권에 대해 쉬쉬하며 덮으려는 한국 내 일부 움직임에 대항해 북한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최 씨는 “이것을 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고 “앞으로도 북한 현실과 관련한 좋은 작품들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탈북민 만화가 최성국 씨: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죠. 이런 것을 조금이나마 알리고 싶었는데 앞으로 계속 이런 일이 많이 있어서 좀더 좋은 작품들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신앙인인데 이것은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재능이고 두 체제를 경험하고 균형있게 생각할 수 있도록 역사해주시는 것이라고 믿어요. 제 사명이에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재춘 전 주러시아 한국대사도 “바로 인접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이렇게 침묵하는 나라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여론”이라며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시사회에 앞서 고 윤성근 판사의 책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에 대한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윤 판사는 투병을 진행하던 중 인세 1,000만 원을 물망초에 기부했고 물망초는 법치주의가 정착되어야 민주주의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윤 판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이번 공모전을 기획했습니다.

평소 탈북민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윤 판사의 의견을 반영해 탈북민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했습니다.

공모전에는 총 69명이 지원했으며 탈북민 4명을 포함한 11명이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상을 수상한 탈북민 A씨는 “고 윤 판사의 책을 읽으며 북한 사회가 많이 생각났다”며 “한국의 법이 한국에 사는 모두를 위한 법이라면 북한의 법은 권력을 가진 소수를 위한 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탈북민 A씨는 또 “침묵하고 방관하는 군중이 아닌 생각하고 선택하는 민주시민으로서 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