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피격 공무원ㆍKAL피해자 가족 “차기 대통령, 비극 없도록 의무 다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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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한국 공무원의 유가족과 대한항공(KAL) 항공기 납치 사건의 피해자가족이 공동 성명서를 통해 차기 한국 대통령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무를 다해달라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20년 9월 서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씨와 1969년 대한항공(KAL) 여객기 납치사건의 피해자가족회 황인철 대표가 2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계 최악의 인권 상황으로 오명을 떨치는 곳이 북한”이라며 “김일성ㆍ김정일 위원장의 좌우명인 이민위천을 실천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1969년 피랍돼 미송환된 가족들을 석방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들은 또 “북한이 서해에서 피살된 공무원의 유족에게 진정으로 미안하다면 북한 관계자가 판문점에서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납북된 한국 국민에 대해 침묵했으며 한국 국민이 북한군에게 죽게 만드는 무능함을 보여줬다”면서 “국민을 외면한 평화를 외쳤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헌법상 대통령은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를 증진할 의무가 있다”며 “차기 대통령은 다시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의무를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의 만남은 이래진 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의 제안으로 지난 2월 27일 이뤄졌습니다.

황인철 대표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소수자로서 함께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제가 지금까지 한 20년 동안 노력해왔잖아요. 피해자 가족들이 대한민국 영토 안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어요.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소수의 목소리이다 보니까 같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참 부족해서 같이 함께 하면 좋겠다고 해서 공동 성명서를 내게 됐습니다.

황 대표는 인권, 헌법적 가치 등 분명한 기준 아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 올바른 기준을 갖고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대다수 국민들이 자신의 가족이 납치를 당해 50년 동안 보지 못한다고 하면 있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일텐데 (피해자가) 소수라서 목소리에 한계가 있어 이 어처구니 없는 비극이 지속된다는 것 자체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이래진 씨도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앞으로 북한 인권과 관련한 연대 움직임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래진 씨: 이왕이면 같이 연대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훨씬 더 쌍방 간 효과가 있지 않겠냐고 해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인권 부분은 공동으로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같이 할 수 있게끔 그렇게 해볼 생각입니다.

3.1절을 맞아 1일 한국 국회에서는 전국 탈북민 대표단이 주최하고 북한 꽃제비 출신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주관한 ‘북한주민 독립염원대회’가 열렸습니다.

지 의원은 이 자리에서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 고향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북한 주민들의 독립을 염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지 의원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탈북민 대통합 행사를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이 자리에 모인 분들은 북한 정권의 실상을 목도했습니다. 저도 탈북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향의 기억을 떠올리면 가슴이 찢어지듯 아픕니다. 북한 주민들의 독립을 염원합니다. 북한 주민을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전세계 시민 여러분. 오늘 이 외침을 기억해주십시오. 우리가 만들어가는 미래에 응원과 힘을 실어주십시오.

대회 운영위원들은 ‘2022년 북한주민 독립선언문’ 낭독을 통해 세습 독재정권 아래 고통을 당하는 북한 주민들에게 자유의 회복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히며 만세를 삼창했습니다.

북한주민 독립염원대회 운영위원: 세습 독재의 잘못된 길에서 벗어나 세계 평화의 중책을 온전히 하는 것이며 전세계로 하여금 전쟁의 불안과 공포에서 탈출하게 하는 것이며 또 인류 행복에 필요한 계단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다. 북한 주민의 자유독립 만세! 만세! 만세!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서면 축사를 통해 “오늘의 외침이 북한 주민 자유 독립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대통령 당선이 되면) 탈북민에 대한 정착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는 국내외 탈북민 2,00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으며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습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러시아의 우크라니아 불법 침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결의안에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존중해야 하며 러시아에 대해서는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연대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내용,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굳건한 안보 태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