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연합사령관들 “북, 우크라 사태로 ‘핵 불포기’ 확고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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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역대 한미연합군사령관들로부터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결정이 더 확고해질 것이라는 역대 한미연합군사령관들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미동맹재단이 2일 내놓은 3월호 뉴스레터, 즉 정기 유인물에 따르면 전직 연합사령관들은 “북한이 이번 사태를 도발(mischief)을 위한 적절한 시기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이들은 북한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및 정보작전을 비롯한 다영역 작전과 기동형태 등을 학습할 것이라며, 북한의 움직임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미가 지금 당장이라도 싸울 준비가 돼있다는 의미의 구호인 ‘파잇 투나잇(Fight Tonight)’, 즉각 전투 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훈련과 정보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전직 연합사령관들은 다만 이번 사태가 안보 차원에서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들은 “주한미군의 대비태세와 순환배치는 계속될 것”이라며 “유사시 미국의 한반도 지원은 약화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북한의 위협에 대한 대응은 신속하고 강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미 동맹과 국제 정세와 관련해서는 “동맹을 이간하려는 러시아, 중국 등의 움직임에 유의하면서 동맹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공격이 기존 국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북한과 중국, 이란 등을 더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미동맹재단 측은 이번 평가와 관련해, 지난달 말 사령관들에게 질문을 보내 돌려받은 평가 내용을 종합해서 요약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역대 사령관 가운데 평가를 보내온 이들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전직 한미연합사령관들은 양국 간 연합훈련을 비롯한 동맹 준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왔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재임 시절 한미동맹과 연합훈련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주장한 바 있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한미연합군사령관(지난해 5월 13일 환송행사): 우리는 여기서 쉴 수 없습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평시에 땀을 흘려야 전시에 피를 흘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잠재적인 적대 세력도 한국 방어에 대한 우리의 결의와 의지를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사령관도 지난해 10월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한미가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증대에 맞춰 더 엄격한 기준으로 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 열린 ‘평택 국제 평화안보 포럼’ 특별연설을 통해 “연합훈련을 하지 않는 것은 수술을 할 줄은 알지만 7~8년 동안 수술을 전혀 해보지 못한 외과 의사와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한국 군 당국은 지난달 코로나19 상황과 한국 내 일정, 미국 측 증원 인원 전개 일정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반기 한미 연합훈련 일정 등을 한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