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한미, 북 비핵화 위한 소통·협력 강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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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 연설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에 대응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28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에 나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동맹들과 긴밀히 협력해서 강력한 억지력과 외교적 수단으로 북한과 이란의 위협에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세계의 본보기’로서 미국의 위상을 언급하며 동맹과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양국 간 소통과 협력을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최영삼 한국 외교부 대변인 :한미 양국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미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각급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과 소통 노력을 더욱 긴밀히 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동안 지역 내 주요 안보 위협 요소인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과 조율을 통한 공동 대응 기조를 밝혀왔고, 굳건한 안보 태세를 통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교적 수단을 통한 해결을 강조해왔습니다.

지난달 25일 개최한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도 북한과의 외교적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도 이 같은 태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 관련 내용에 앞서 인권과 평등, 자유를 미국이라는 국가의 본질로 강조한 것을 언급하며 이 같은 원칙을 북한 등을 상대로 한 외교에도 적용하겠다는 메시지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곧 발표할 대북정책 검토 결과는 조속한 미북·남북 대화 재개를 원하는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연설 내용과 같은 기준이 북한에 대해서도 적용될 것이고, 아마 북한의 인권을 굉장히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임기가 1년 남은 상황에서 이른바 '대화를 위한 대화' 식의 접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북한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가 기존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면서, 앞으로의 대북정책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공간을 남겨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북한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대화나 협상을 하겠다는 등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기보다 좀 더 큰 주제를 절제된 목소리로, 간접적으로만 다루고 북한을 자극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원장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내용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을 뿐 내부적으로는 검토가 이미 끝나 있는 상황일 것이라며, 다만 이를 절제된 목소리로 진행하겠다는 것이 미 정부의 의중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있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인 논의보다는 큰 주제를 원칙적으로 논의하는 선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