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지명자 인준안이 미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은 현지 시간으로 5일 본회의를 열어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지명자 인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 처리했습니다.
미 의회의 인준 절차를 모두 마친 것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지명자를 공식 임명하면 곧바로 한국으로 부임할 전망입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지난 2월 11일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지명을 받았고, 지난달 7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를 거쳤습니다.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콜롬비아 대사를 맡고 있고 이에 앞서 칠레와 쿠바의 대사 대행, 볼리비아와 필리핀 대사를 역임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9~2010년 미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으로서 유엔 대북제재 결의 1874호의 이행을 총괄하고, 이와 관련한 국제 협력을 조율하기도 했습니다.
대북 제재 책임자는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유엔이 금지한 활동을 할 경우 이에 대한 제재를 지휘하는 역할입니다.
앞서 골드버그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북한을 ‘불량정권’(rogue regime)으로 지칭하고 CVID,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가 미국의 비확산 목표와 부합한다고 밝히는 등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인 바 있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지명자 :북한의 '불량 정권'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북한의 반발을 감안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CVID보다는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써 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6일 골드버그 지명자 인준안 가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골드버그 지명자가 순조롭게 부임해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 행정부가 16개월 공백 끝에 대사 임명을 추진하는 것은 한미관계 정상화의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 자리는 해리 해리스 전 대사가 지난해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사퇴한 뒤 16개월째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같은 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하순 한국과 일본을 잇달아 방문해 동맹의 안보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새로 취임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 당선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회담한다”며 “북한 문제가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다수의 ICBM 발사를 비롯한 북한의 지속적인 역내 불안정행위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분명히 할 것”이라며 “확장 억지 약속은 철통같다는 점을 포함해 안보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분명히 하고, 확장 억지 공약이 철통같다는 점을 재확인할 것입니다.
백악관은 “이 같은 차원에서 북한 문제는 분명히 토론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 및 한일 순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대통령 순방시 통상 하던 것과 동일한 안보 진단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순방과 관련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려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오전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과 통화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현안을 논의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