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연락선 전격 복원...북 차단 413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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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이 지난해 6월 이후 단절됐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했습니다. 이번 복원은 북한이 모든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은 지 413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6월 9일 한국 내 시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판문점을 비롯한 남북 간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끊은 북한.

한국 청와대는 27일 긴급 기자설명회를 열고 그동안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통신연락선 단절 413일 만에 이뤄진 복원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간 합의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총비서는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친서를 교환했고, 통신연락선 복원을 비롯한 남북관계 회복 문제에 대해 소통해왔습니다.

박수현 한국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남북 양 정상은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친서를 교환하면서 남북 간 관계 회복 문제로 소통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단절되었던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이번 통신연락선 복원을 계기로 남북 정상 간 대면 접촉과 화상 회담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서면 질의응답에서 남북 정상이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교환한 친서를 통해 남북 관계의 장기간 단절에 대한 문제점 공유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조속한 관계 복원 및 신뢰 회복 필요성에 공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두 정상의 친서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 뿐 아니라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증 사태 및 폭우 상황에 대한 조기 극복 의지와 위로가 담겼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양 정상이 신형 코로나 사태로 인해 남북 모두가 오랜 기간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속히 이를 극복해 나가자는 위로와 걱정을 나눴고, 각기 남과 북의 동포들에게도 위로와 안부 인사를 전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통신연락선 복원을 비롯한 남북관계 복원과 개선이 미북 회담과 비핵화 협상을 조기에 진척 시키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미국과도 필요시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즉 직통전화 통화는 차차 논의할 사안이며 양 정상 간 통화에 대해 협의한 바는 없고, 북측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사과 문제도 향후 협의할 문제이며 대북특사 파견도 신형 코로나 사태 등을 감안하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통신연락선 복원 시점에 대한 특별한 고려는 없었다며, 이번 복원이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과는 무관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를 환영하며 오전 10시에 양측이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된 직통전화로 통화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통일부는 27일 오전 10시 판문점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설치된 남북 직통전화를 통해 북측과 통화를 진행하였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통화 시도에 이어 남북 간 통신회선 등에 대한 기술적인 점검 등을 거쳐 오전 11시 4분부터 11시 7분까지 양측 연락대표 간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한국 측 연락대표는 오전 통화에서 1년여만의 통화 재개에 기쁨을 표시하며 지속적인 소통 의지를 밝혔고, 북측도 이전처럼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5시에 정기통화를 하자는 한국 측의 제안에 호응한데 이어 오후 통화도 이뤄졌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신연락선 복원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책임문제나 남북 비대면 회담 개최 등에 대한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과 관련해 "대화통로가 다시 열렸기 때문에 현안과 문제들은 앞으로 논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이날 오전 10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이 개통됐고 시험통화 등을 통해 운용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같은 날 오후 4시에도 오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정상적인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남북 군 당국은 통신선 단절 이전 매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씩 정기적으로 통화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현재 광통신망을 통한 남북 군사 당국 간 유선통화 및 문서교환용 팩스 송·수신 등이 정상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동해지구 군 통신선은 기술적인 문제로 연결을 지속해서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도 이날 관영매체를 통해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을 전하며 이번 움직임이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