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북 미사일에 강한 우려...한반도 평화에 부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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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엿새 만에 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 구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가 북한이 엿새 만에 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청와대는 31일 오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한국 군 당국에 대해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대응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5시간 만에 신속하게 이뤄졌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방 관련 행사에 참석해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에 대해 도발을 이어간다면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겠다고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도 ARF, 즉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방콕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 긴장 완화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라며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이날 오전 5시 6분, 5시 27분 쯤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난 25일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한 지 불과 엿새 만입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전역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동식 미사일발사대로 쏜 것으로 파악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30킬로미터 정도의 낮은 고도로 약 250킬로미터를 날아간 것으로 추정되며 정확한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미사일을 저고도로 발사한 것은 요격 회피 능력을 과시하고 저각발사 때의 비행 성능을 시험하려는 목적이라는 것이 한국 군 당국의 분석입니다.

북한 측의 미사일 발사 관련 동향을 사전에 예의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한국 군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사 현장을 참관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이 지난 25일 발사된 것과 유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25일에 발사한 미사일 두 발에 대해서도 러시아제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무력시위라기보다는 시험발사로 추정된다”면서 발사 성공 여부 등은 정밀분석이 끝나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잇달아 발사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한국 군이 운용 중인 패트리어트 미사일방어체계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화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참석한 행사에서 “최근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형태의 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해 요격이 어려울 수 있지만 한국 군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에 들어있다”고 밝혔습니다.

정 장관은 “한국 군의 모든 작전운영 시스템은 북한 군에 비해 월등하다”면서 “군사정찰 위성 등의 사업들이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방어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엿새 만에 또 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북 실무회담 재개에 앞서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 조건을 관철하려는 대미압박 의도라는 것이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지난 판문점회동을 통해서 미북 간에 실무회담을 다시 재개하기로 약속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 방안을 미국이 수용하지 않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미사일 발사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국내적으로 곤경에 빠뜨려서 미국의 전향적인 정책 변화를 추동하기 위한 북한식 압박 정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등에 한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는 일종의 불만 표출과 함께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시키려는 의지 표명일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이혜훈 바른비래당 의원 (31일 국회 정보위원회): 오늘의 추가 도발은 8월에 있을 한미 연합훈련을 견제하고 한국의 신형 첨단무기 도입에 대한 여러 가지 불만 표출과 견제 목적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며칠 전에도 북한이 위협의 대상이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 이런 부분들이 이번 발사에서도 확인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미가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할 경우 북한의 이 같은 저강도 도발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미북 실무협상도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 양국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자신 있게 내부 결속과 군의 사기 진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미사일 발사와 군사훈련 공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