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 취약한 체제 결집하려 무인기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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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평양 상공에 한국 무인기가 침투했다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은 취약한 체제 내부 문제를 가리기 위한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1일 저녁 관영매체로 발표한 중대 성명을 통해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한 북한.

여러 차례 심야시간대에 평양 상공에 들어온 한국 무인기가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며, 이 같은 일이 반복될 경우 보복 조치에 나서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통일부는 14일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북한 측 시도의 배경에는 취약한 체제 내부를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의 말입니다.

[ 구병삼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취약한 체제 내부 결집과 주민 통제를 위해 외부 위기와 긴장을 조성하고 이를 과장하며 활용해 왔습니다. 이번의 갑작스럽고 유난스러운 무인기 소동에도 유사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봅니다.

통일부는 지난 2020년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2015년 비무장지대(DMZ) 일대 목함지뢰 매설 등을 사례로 들며 “북한은 자신들이 필요할 때 내부 수요나 다른 목적 아래 위기 상황을 고조시켜 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도발을 위한 명분 축적, 한국 사회 내부에 불안감과 혼란을 조성하려는 목적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위협과 도발로 원하는 것을 결코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른바 ‘재발 방지 요구 대책’을 요구한 것을 계기로 한 대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이미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면서 대화협의체를 제안한 바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무인기를 이용한 대북전단 살포 주장에 대해서는 “북한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어 한국 내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해온 입장에 변동이 없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라는 한국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를 따르겠다는 뜻을 시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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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군은 이날 북한이 자신들이 보낸 무인기와 쓰레기 풍선 문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일방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출현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무인기가 어디서 왔는지 출처도 확인하지 못하면서 그 책임을 남측에 돌리고 있습니다. 또, 한국 측으로 10여 차례 무인기를 보내 온 그 책임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 군은 그러면서 북한에 “저급한 쓰레기 풍선 살포부터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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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 도로 인근에 쌓인 흙더미 북한이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 폭파를 준비하는 정황이 한국 군 감시장비에 포착된 가운데 14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의 경의선 도로 위 구조물 인근에 흙더미(붉은원)가 쌓여 있다. / 연합뉴스 (임병식/YNA)

현재 상황과 관련해 북한이 도발해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국면 전환을 위해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거나, 경의선과 동해선 등에서 보여주기식 폭파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동해선과 경의선 도로를 폭파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듯한 동향이 포착된 것과 관련해 “도로에 가림막을 설치해 놓고 그 뒤에서 도로를 폭파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이 식별되고 있다”며 “이르면 오늘이라도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했습니다.

우주발사체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이 위성체를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있고, 관련 실험도 진행하고 있는 정황이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발사를 감행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남북 양측 군 당국은 평양에 한국 무인기가 침투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둘러싸고 대립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군 총참모부가 지난 12일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하고 평양 방공망 감시초소를 증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13일 북한을 향해 “한국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