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북중국경 봉쇄 조치 이후 중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1천170명의 탈북민들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기 위해 유엔 특별보고관들이 지난 8월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이 유엔 웹사이트에 공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특별보고관들은 지난 8월 23일 중국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들이 북한에 강제로 송환될 위험에 처해 있을 것을 우려하며 특히 이 중 최소 2명은 당국의 특별 보호와 주의가 필요한 아이들이라는 사실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웹사이트에 최근 공개한 이 서한에는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닐스 멜처 유엔 고문문제 특별보고관, 그리고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의 미리암 에스트라다 카스티요 부의장이 공동으로 서명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에서 북한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해 1월 북중 국경을 사실상 봉쇄한 이래 중국 각지의 구금 시설에 최소 1천170명의 탈북민들이 1년 넘게 갇혀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중국 정부가 심양에 구금되어있던 약 50명의 탈북민을 지난 7월 북한으로 돌려보냈다는 정보도 있었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다른 탈북민들도 북송 위기에 처해 있을 것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내 구금된 탈북민 관련 의혹에 대한 정보 또는 논평을 제공할 것, 그리고 이들의 체포와 구금에 대한 법적 근거와 이들이 받고 있는 혐의를 공개할 것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이에 더해 구금된 탈북민들의 현 법적 지위에 대한 최신 정보를 공개하고 이들의 인권 보장과 강제송환 금지의 원칙 준수를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설명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구금된 것으로 알려진 탈북민 중에는 지난 4월 체포된 어린이 2명을 비롯한 일가족 4명이 포함됐습니다.
마약 유통 등 중대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중국 모처의 감옥에 갇혀 있는 450명의 북한 출신 남성들도 포함됐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웹사이트에서 해당 서한에 대한 정부 측 답변이 접수됐으며 이는 최대한 속히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인 나우(NAUH)의 지철호 긴급구호 팀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유엔 난민협약 가입국이지만 중국 내 탈북민들을 북송시키며 이를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자국 내 탈북민 관련 정보를 있는 그대로 유엔에 제출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습니다.
지철호 나우(NAUH) 팀장: 실제 탈북민들의 정보나 실제 수감되어 있는 곳, 또는 중국에 계신 탈북민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관한 정보를 중국이 UN에서 요구하는 대로 제출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달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중국 내 탈북민 문제를 언급하지 말라는 중국 정부의 요구와 무관하게 이를 계속 다루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토마스 오헤야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중국은 저에게 중국 내 탈북민 문제 언급을 자제하라고 수차례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원칙의 문제이지 협상의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Several times, China asked me to basically, and I use their words, to refrain from speaking about escapees in China. I listen to that but still complain with what I believe. My approach has been to take it as a matter of principle and not as a bargaining chip to extract things from them.)
앞서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7월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최소 1천170명의 북한 주민들을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단둥시의 한 조선족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지난 7월 심양의 수용소에 수감됐던 50여명의 탈북민을 북송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