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잠행, 코로나19 가운데 내부결속 중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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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한 달 넘게 공개석상에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내부결속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한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국방발전전람회 참석 이후 한 달 넘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달 12일 김 총비서가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기념연설을 한 소식을 마지막으로 관련 행보를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김 총비서는 11월 15일 현재까지 34일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고, 이와 관련한 당국자 담화 등 별다른 대외 메시지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김 총비서의 건강 이상설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총비서의 건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며 이른바 ‘대역설’에도 근거가 없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도 김 위원장이 굳이 대외적인 활동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일 뿐, 신변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김 총비서가 지난달 국방발전전람회를 비롯해 오히려 예년보다 많은 공식 행사를 소화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 총비서는 금년에도 많은 정치 행사를 소화했습니다. 당 관련 행사만 보더라도 예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고 있는 북한이 미사일 추가 발사 등 고강도의 군사 행보를 보일 상황은 아니라며, 최근 김 총비서도 미사일 시험 발사 현장 등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 총비서가 찾을 수 있는 경제활동 현장도 마땅히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총비서가 상황 관리와 내부적인 체제 결속, 미북·남북 관계에 대한 중장기 구상을 하고 있는 것일 뿐 일부러 잠행을 선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김 총비서가 보도되지 않은 비공개 일정은 계속해서 소화하고 있을 것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 가운데 본인이 직접 나서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김정은 총비서는 코로나19 사태 가운데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경제와 국방 분야 성과를 내기 위해 직접 현지 지도를 하는 것 보다는 뒤에서 상황을 챙기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양 교수는 김 총비서가 특히 군사 분야 현지 지도에 나섰을 때 대외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 내부 단속과 전략 구상에 집중하고 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당 관련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모습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의 이른바 ‘신변이상설’과 관련해서는 남북·북중 접경지역 내 통제 강화나 평양 주재 외교 사절단 또는 해외에 체류하는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 통제 강화가 눈에 띄지 않는 것으로 볼 때 가능성이 크게 낮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