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8일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최선희 담화 발표 후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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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8일 만에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이번 도발은 최선희 외무상이 한미일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하는 담화를 낸 직후에 이뤄졌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17일 북한이 오전 10시 48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1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240km, 고도는 약 47km, 속도는 약 마하 4로 탐지됐습니다.

한국 합참은 연이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는 강력한 규탄과 함께 즉각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미사일 발사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미국의 확장억제력 강화를 비난하는 담화를 낸지 약 1시간 40분 만에 이뤄졌습니다.

최 외무상은 지난 6월 승진한 후 처음 내놓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확장억제력 제공을 강화할수록 더 맹렬한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미일 정상이 지난 13일 캄보디아(캄보쟈) 프놈펜에서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를 한 뒤 “대북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협력할 것”이며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강력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공동성명을 내놓은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측 담화 내용에 반박하며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와 방식의 미사일 도발과 핵 사용 위협 언사 등으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책임을 외부로 전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올해 62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차 감행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외교부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도발이 한미동맹 억제력과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이어질 뿐이며, 이는 결국 북한의 안보를 저해하고 국제적인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당사자는 북한이며,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지금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것은 한미의 확장억제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지속적 핵 개발과 도발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미 제의한 남북회담이 현재도 유효하다”면서 한반도 현안에 대한 모든 남북 간 대화는 열려 있고, 이른바 ‘담대한 구상’에 호응할 경우 북한에 구체적인 설명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 결과인 3국 공조 합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협력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홍식 한국 국방부 부대변인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의 목적은 고도화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협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리겠습니다.

한미, 한일 북핵수석대표 간 협의도 이뤄졌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각각 유선협의를 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3국 대표는 그러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면 그 해결책은 추가 도발이 아닌 대화로 복귀하는 것이라며, 올바른 선택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계속해서 건설적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언급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양국 정상은 최근 지속적인 북한의 도발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이런 상황이 양국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5일 G20, 즉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25분간 회담한 바 있습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