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미사일개발, 한반도 확전위험 높여…군비제한 필요”

지난 10월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서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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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한의 경쟁적인 미사일 개발은 우발적 확전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남북이 포괄적 군비제한에 합의해야 한다는 미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토비 달튼 핵정책프로그램 국장은 18일 지난 9월과 10월은 한반도에서의 미사일 개발에 있어 놀랄 만한 시기였다고 말하며 남북은 사실상 군비경쟁(arms race)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한국의 서강대학교 육군력연구소 등이 주최한 ‘육군력 포럼’에서 토비 달튼 국장은 영상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남북 간 군비경쟁은 지도자들의 결정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한반도에서의 확전 위험을 높일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토비 달튼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국장: 남북 간 군비경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들의 결정에 의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경쟁이 오래 지속될수록, 그리고 새롭고 다양한 미사일들이 더 개발될수록 위험성은 더 높아집니다.

달튼 국장은 장거리 순항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등 북한이 최근 시험 발사한 신형 무기체계가 북한의 전력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았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이미 고도의 침투력을 가지고 있어 미사일 궤도의 다변화는 지엽적인 문제라는 견해입니다.

그러면서 지도자들은 다른 수가 없어 미사일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모든 계기에 자국 안보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상대방의 대응을 불러올 수 밖에 없는 행동을 취하며 한반도를 더 위험한 곳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달튼 국장은 한국의 재래식 전력 우위, 북한의 핵무력 보유, 그리고 정밀 타격 미사일의 도입으로 우발적 확전의 위험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러한 미사일 체계가 사고로 인한 발사, 계획에 없던 발사, 통제에서 벗어난 실험 등 우발적 확전 요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미사일로 신호를 보내거나 경고하는 것은 우발적 확전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사시 북한은 준비태세를 높이거나 위기 돌파 의지 과시, 보복 경고의 신호로 미사일 전력에 경보를 내릴 수 있는데 한국은 이를 공격 준비로 오판하고 피해를 막고자 예방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달튼 국장은 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강한 군사력이 북한과의 평화프로세스를 가능케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군비경쟁이 계속되는 한 두 목표의 동시 달성은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재래식 전력, 그리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전략적 무기를 포괄하는 군비제한을 통해 군사적 균형과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월 장거리 순항미사일, 열차 발사 단거리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그리고 지대공미사일 등 신형 미사일을 연달아 쏘아올리고 지난 10월에는 소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동해 상으로 발사한 바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 9월 독자 개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수중 시험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입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