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원회의, 대외 기조 유지할 것…신년사 대체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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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올해에도 당 전원회의의 연말 개최를 예고한 가운데 한국 내에선 북한의 향후 정책 기조는 뚜렷한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당 전원회의 결정이 김정은 당 총비서의 신년사를 대체할지 여부에 대해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일 12월 말 개최가 예고된 북한의 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통해 대남, 대미 정책방향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전원회의 자체가 국가정책의 전반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인 만큼 대남, 대미 정책방향도 제시될 수 있다고 보고 잘 살펴보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지난 제3차 전원회의를 통해 전반적인 국제정세를 평가하고 대응 방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서도 대남, 대미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게 통일부의 관측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 제8기 3차 전원회의를 통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대남, 대미 메시지를 발신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 대미 기조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 이중기준 철폐 등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대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대남, 대외 메시지는 북한의 기존 입장, 즉 조건부 대화론인데요. 이중기준 철폐, 대북적대시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큰 도발적 발언은 내놓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북한은 기존입장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대남, 대미 기조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김정은 당 총비서가 2022년 신년사를 할 경우 대남, 대미관계와 관련해 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만약 전원회의 일정과 김 총비서 신년사 일정을 별도로 가져간다면 대남 및 대외 메시지와 관련해 세부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다”며 “전원회의 자체로 봤을 때는 현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초 8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정책적 과제 및 5개년 경제계획의 2년차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5개년 경제계획 1년차 성과를 성공적으로 포장하면서 김정은 총비서 집권 10년을 자축하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올해 1년차 성과에 대해 성공적으로 자평하지만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식량난 등 올해만큼 최악의 상황은 없었다”며 “핵무력 증강과 건축 분야의 성과를 김정은 총비서의 업적으로 부각시키면서 김 총비서 집권 10년과 5개년 경제계획 1년차 성과를 성공적이라고 선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종전선언과 관련된 진전된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이중적인 태도’, ‘적대시 관점과 정책’ 철회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고 이와 관련된 상황은 현재까지 크게 바뀐게 없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2022년에도 신년사를 생략할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2020년 신년사를 2019년 연말 당 전원회의 연설로 대체했고 올해에는 8차 당대회 연설로 신년사를 대신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총비서가 2022년 신년사를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김인태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3년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는데 당 전원회의가 연말이 임박한 시점이 아닌 중순을 지나 곧바로 개최될 경우 김 총비서가 신년사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관 비영리법인에 대한 사무검사를 재개했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통일부가 지난 11월 통일부 등록 민간단체들에 대한 사무검사를 재개했다며 통일부가 현재까지 58개의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를 완료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한국 통일부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11월 사무검사를 재개한 이후 추가로 14개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를 완료해 총 72개 단체에 대한 사무검사가 완료됐다는 입장을 다시 밝혀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