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 즉 국내총생산이 3년째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북한 간 1인당 소득 격차는 30배로 늘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3 북한의 주요통계지표’.
이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GDP, 즉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2%를 보였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20년 -4.5%와 2021년 -0.1%에 이은 3년 연속 역성장입니다.
여기에 물가 상승분까지 반영한 명목 GDP는 36조 2천억 원, 미화로 2백78억 달러로 한국의 1.7%, 60분의 1 수준을 보였습니다.
GDP는 그해 한 나라에서 생산된 생산물의 가치를 모두 합한 총생산액을 의미합니다.
해외에 체류하는 인원까지 포함해 한 나라의 경제주체가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국민총소득, 즉 명목 GNI는 36조 7천억 원, 미화로 2백28억 달러였습니다.
1인당 GNI는 143만 원, 약 1천1백 달러로 1년 전보다 0.5% 늘었지만, 한국과의 격차는 더 벌어져 30배 가까운 수준을 보였습니다.
기대수명은 남자는 71.9세, 여자가 78.3세로 한국에 비해 남자는 8세, 여자는 7.3세 짧은 것으로 나타나 그 차이는 점차 좁아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북한 주민 한 명이 하루에 섭취하는 에너지는 1천9백82kcal로 1년 전보다 2.4% 줄었는데, 영양 공급량은 지난 2004년 2천2백6kcal를 정점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한국과의 격차는 1.6배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단백질과 지방질 공급량은 한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식물 작물 생산량은 4백51만 톤으로 1년 전보다 4% 감소했고, 쌀은 2백7만 톤으로 3.8% 줄어 한국의 절반 수준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무역총액은 15억9천만 달러를 보이며 122.4% 증가했는데 한국과의 격차를 9백 배 정도로 좁혔습니다.
북한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으로 그 비중이 96.7%에 달했습니다.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8천2백70MW로 한국의 17분의 1, 발전전력량은 2백64억kWh로 한국의 23분의 1에 그쳤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를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태열 한국 외교부 장관 후보자: 한중 관계도 한미동맹 못지 않게 중요한 관계이기 때문에 조화롭게 양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 정부가 한미, 한일, 한미일 협력을 복원하다 보니 이에 치중한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과의 공통된 이해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가 원만하고 조화롭게 발전될 수 있도록 하는 길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내년 상반기로 추진하고 있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대해선 “3국 간에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안다”며 가능한 한 조기에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립 구도가 강화되는 것은 한국 외교에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라며, 이를 염두에 두고 안보 정세를 잘 살펴 대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미일 협력에 대한 반작용으로 북중러가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이미 북한과 대화를 추진한 전 정부 때부터 북중러 관계는 강화돼 왔다며 “이를 거꾸로 이해하는 것은 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핵 문제를 둘러싼 외교 환경과 관련해선, 자신이 주유엔 한국대사로 재직한 2016~2019년 당시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매우 악화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러 간 갈등 등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대북제재 결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입니다.
조 후보자는 “비핵화 추진이나 대화 복구가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엄중한 현실을 잘 감안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데 우선 주안점을 두고 대화와 협상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미일 3국 군은 이날 B-1B 전략폭격기가 전개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며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응했습니다.
이날 훈련은 미 공군의 F-16, 한국 공군의 F-15K,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 동방의 한일 간 방공식별구역(ADIZ) 중첩구역에서 진행됐습니다.
미국 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된 건 올해 들어 13번째로, 한미일 공중훈련은 올해 두 번째입니다.
B-1B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북한 ICBM 도발에 대응해 한반도에 전개됐고, 지난 8월 ‘을지 자유의 방패’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도 공중훈련에 동원된 바 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고체추진 ICBM 발사 등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국의 능력을 강화하고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이번 훈련을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목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