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이틀째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농촌 발전전략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은 농촌문제 논의에 전원회의 하루를 할애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새로운 농촌 발전전략을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농촌 진흥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전략과 중심 과업, 구체적인 실행 방도를 제시했고 혁명적인 중대 조치들을 취했다”고 주장했고 “사회주의 농촌 발전에서 중대한 변혁적 의의를 갖는 역사적인 보고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했다는 혁명적인 중대 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은 이날 없었습니다.
지난 2019년 연말에 개최된 전원회의처럼 농촌 발전전략에 대한 논의 내용은 전원회의 마지막 날 결산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2일차 전원회의에서 농촌 문제와 농촌 발전전략만 집중 논의했는데 그만큼 북한 당국 스스로도 식량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의 식량난은 만성적인 문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곡물 부족량은 86만 톤입니다.
한국 농촌진흥청은 2021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을 469만 톤으로 추정했는데 이 역시 연간 곡물 수요량인 550만 톤보다는 부족한 수준입니다.
북한의 식량난은 북한 주민들의 영양 결핍 문제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의 2021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식량안보와 영양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2020년 북한의 영양 결핍 인구 비율은 42.2%(1090만 명)로 동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38개국 중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2012년 집권한 이후 식량 생산을 늘리기 위해 농민의 자율적 처분권을 확대한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 등 시장경제 성격이 담긴 개혁조치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특히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농촌 발전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지난 1월 당대회에서는 “농업 근로자들의 열의를 높일 정책적 문제를 강조”했고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는 “벼농사, 밀, 보리 농사로 방향 전환” 구상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미 김정은 집권 10년간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한 데다 대북제재의 장기화로 여건이 더 나빠진 상황에서 북한이 외부 협력 없이 자구적인 해법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6월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 있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편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전원회의 현장 사진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체중이 더 감량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체중이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20kg 줄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그동안 비만에 따른 합병증으로 수 차례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었는데 최근에는 의도적으로 살을 빼는 살까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