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언어: 종결편 이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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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균 : 분단 반세기를 거치는 동안 남과 북 사이의 변화를 살펴보는 남북문화 연속기획프로그램 '남북의 언어' 이 시간에는 그 마지막 시간으로 서로 달라진 민족의 언어에 대한 동질성 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함께 생각해봅니다.

남북의 언어는 각 부문별로 서로 알아들을 수 없을 만큼 달라진 예도 있지만 전체적인 우리말의 테두리에서는 그렇게 심각한 훼손이 있었다고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5년에 걸친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000년 남북한 말사전을 펴낸 사전편찬인 조재수씨는 남북은 외국의 관계가 아닌 한 겨레, 한 문화의 관계에서 볼 때 남북 언어의 이질화는 그다지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견해입니다.

조재수 : 반세기 이상 따로 지내왔으니까 각부분별로 아주 심각하게 달라졌다는 부분도 있고 그런가 하면 바탕은 우리말이니까, 같은 말이니까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남북이 서로 외국의 관계가 아니고 한 겨레, 한 문화의 관계인데 다만 교류가 반세기 이상 없었다 보니까 언어차이도 그렇게해서 생겼다고 볼 수 있죠.

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 학예연구원도 분단 반세기의 단절이 언어소통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전수태 : 언어가 5천년 동안 같이 썼는데 50년 동안의 분단이 결코 그 언어를 크게 많이 훼손시키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맞춤법규정이 명문화돼있으면서 서로 다른 것이 문제인데 의사소통에는 큰 지장이 없는거죠.

북한은 김일성전주석의 지시로 문화어정책에 따라 한문이나 외래어를 순 우리말로 고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습니다. 때로는 지나치다싶게 어색하게 들리는 말도 많지만 남한의 국어학자들은 남한 역시 그런 노력을 해왔던 게 사실이고 그러한 말다듬기 노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재수씨도 그런 면에서 언어순화노력은 남북한이 비슷하다고 지적합니다.

조재수 : 저네들은 말 다듬기라고 그러죠, 한자말이나 외국어를 우리식말로 고치는거.. 그런 것은 남북한이 해온 일이 비슷합니다. 다만 그런 일을 따로 따로 각각 했으니까 서로 일치하지 않은 것이 있지만 그 분야는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죠. 그렇게 다듬고 고쳐온 실적이라는 것은 오히려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또한 북한측에서 거론하는 남한의 외래어 남용지적에 대해서는 국제교류가 많아지는 남한과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의 환경이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조재수 : 오히려 오늘날 보면 외국어죠, 특히 영어가 많이 불어나고 영어배우기에 열을 높이니까 그런 것이 심한데 그것은 이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두 체제, 남쪽과 북쪽의 사회주의 체제와 남쪽의 자본주의 체제, 다음에 국제적인 감각, 아무래도 우리는 개방사회고 북쪽은 개방사회라고 할 수 없을 때에 우리가 아무래도 국제교류사회에서 아무래도 외국어와 가장 많이 접하고 있잖아요, 그러나 북한의 경우에는 그런 점에서는 우리와 다르다고 볼 수 있거든요.

전수태 : 외래어를 너무 안쓴다, 그건 자주적일 수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떤 쳐져 있는 듯한.. 정보화사회에서 또 그런 요소자체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렵거든요, 외래어를 많이 쓴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정보에 밝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단 말이예요.

사전편찬인 조재수씨는 남북한이 일반적인 의사소통에 있어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지만 전문학술분야에서는 서로 다르게 쓰는 말들이 많다고 지적입니다.

조재수 : 우리가 표준말이라 하면요 일반어만 생각하는데 학술용어도 표준어개념으로 생각해야지요, 그렇기 때문에 학술용어를 북한은 북한식대로 다듬고 우리는 우리식대로 다듬으면 그중에 일치하는 것도 있지만 또 달라지는 것이 많이 있으니까, 그런 것도 함께 다루어야 되는데 그동안 해 온 것을 보면 남북한에 좀 차이가 많지요.

그래서 그는 각 전문분야별로 남북이 함께 용어정리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조재수 : 앞으로 각 분야마다 이쪽 저쪽 전공분야마다 만나서 해야되는데, 그러기 전에 준비가 잘 돼야 되리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만약 농업학회라면 그 농업분야에 우리가 그동안 그런 용어 문제를 다루어 온 것, 그런게 정리가 잘돼가지고 그 농업관련 모든 단체, 기관하고 의견의 일치를 시켜가지고 그 다음에 북한의 농업분야, 담당위원들하고 만나서 말을 정리, 통일해야 되지 우리 자체 것도 아직 정리가 안되면 앞으로 남북관계에 그런 용어정리하기에 상당한 시일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은 남북의 언어가 통일되려면 어문규범부터 통일이 돼야하고 그 규범에 맞춰서 남북힌 같이 쓸 수 있는 새로운 국어사전이 나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남북의 언어가 통일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전수태연구위원은 따라서 남북이 민감한 부분이 아닌 것부터 남북이 접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전수태 : 분단국가로서 베트남의 예와 독일의 예에서 보아지는 건데요, 남북언어가 통일됐다는 것을 뭘로 증명하느냐 같이 쓸 수 있는 국어사전이 합의에 의해서 나왔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그러려면 어문규범이 통일돼야 하는데 바로 어문규범을 주제로 협의가 된다면 서로 양보가 안되기 때문에 우선 신뢰구축단계로 규범이 아닌 것, 민감한 것이 아닌 것 그런것부터 접촉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의 언어통합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어문규범입니다. 서로 다른 규정을 갖고 있는 규범의 배경이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전수태 : 사실 남북언어 통합에 가장 걸림돌은 어문규범이거든요, 표준어 규정 그런건데 또 외래어표기도 그 규정이 다르구요, 이런 것들을 바로 통합한다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서로 양보를 못하거든요 체제라는 것이 뒤에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민감한 문제들을 바로 부딪칠수가 없어서 일단 국어순화나 방언연구나 이렇게 서로 부담이 없는 걸로 차근차근이 접촉을 해나가고 논의를 해나가고 있습니다.

전수태 연구위원은 지난 1996년 남북학자들이 중국장춘에서 만남을 갖고 나라의 통일이전에 언어통일을 이루자는 좋은 취지의 논의를 했지만 너무 성급했었다고 지적합니다.

전수태 : 1966년 중국 장춘에서 양쪽이 너무 성급했죠, 뭔가 합의를 이루어야겠다, 그래야 국어사전이 빨리 나올 수 있겠다, 국토통일 이전이라도 언어통일은 할 수 있지 않느냐 해서 역시 양쪽의 학자들이 서로 좀 성급했어요, 모여서 협의를 하는데 결국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어문규범이 정당하다는 것만 상대방에 납득시키려고 해서 쉽지 않더라구요, 거기서 교훈을 얻어서 2001년과 2003년에는 그걸 좀 비껴가자 …

그래서 그 이후 남북학자들은 서로 민감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데는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전수태 : 2001년과 2003년 두차례에 걸쳐 북한학자들을 중국 북경에서 만나서 남북이 같이 우리말을 연구해보자 합의점을 도출해보자 이질성을 극복하자는 공동주제를 놓고 양쪽에서 열분씩의 원로학자들이 모여 우리 한민족 언어를 통일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협의했구요, 별다는 변수가 없다면 금년에도 어쩌면 매년 그런 회의가 열릴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함으로해서 서로 우선 신뢰구축이 이뤄지고 그 바탕위에서 어떤 이질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한민족 언어를 통합하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지금 북측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고 우리쪽에서는 능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해 나가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남북의 언어에 대해 연구하는 학자들은 남북의 정치, 경제 교류도 중요하지만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가장 근본이 되는 언어문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데 대해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전편찬인 조재수씨는 보다 효과적인 남북언어정책을 위해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조재수 : 그동안 많은 접촉이 있었지만 .. 언어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면서도 늘 뒷전에 남아있지요, 통일부에서는 통일부대로 하고 문화부에서는 문화부대로, 교육부는 교육부대로 하고 이러면 안되거든요, 그런 문제를 한군데서 수용할 수 있는 기구가 있어야 할 겁니다.

언어는 한민족임을 나타내는 가장 근간이 되는 핵심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씨는 그나마 남북의 학자들이 언어의 동질성 회복이 시급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다행이라고 말합니다.

전수태 : 언어라는 것이 정말 문화의 핵인데 우리문화의 동질성을.. 말하자면 훼손된 부분을 빨리 메꾸어간다는, 치유해간다는 의미에서는 언어의 동질성회복이 아주 시급한 문제인데 다행히도 남북의 학자들이 시급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남북언어기획 언어편 이시간은 그 마지막 시간으로 남북의 언어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에 대해 사전편찬인 조재수씨 그리고 국립국어연구원 전수태 연구위원으로부터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