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북정상회담 이후 주민통제 강화

거리 걷는 평양 시민들
거리 걷는 평양 시민들 (AP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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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자본주의 황색문화 경계령을 내리고 주민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부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투까지 단속하고 있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5일 “요즘 규찰대에 의한 주민통제가 살벌할 정도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규찰대의 주임무가 교통질서 및 사회질서 유지라고 하지만 주로 주민들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 등 외모에 대한 단속을 집중적으로 벌리고(벌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중앙에서 도급 간부들에게 비공개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보여주었다”면서 “영상물은 비사회주의와 퇴폐적인 자본주의 사상문화를 깨끗이 쓸어버리자는 내용인데 주로 규찰대의 단속 대상을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규찰대는 109그루빠 소속 ‘노동자규찰대’와 청년동맹소속 ‘불량청소년 그루빠’로 구성되었다”면서 “이들 규찰대는 노동당조직지도부의 직접 지휘를 받고 있어 당간부와 군대까지 단속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군총정치국을 통해 군부대들에도 규찰대의 단속에 군인들은 순응하라는 지시가 내린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만약 규찰대의 단속에 반항하면 당에 대한 반항으로 간주하고 엄중 처벌할 것이라는 경고도 들어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16일 “요즘 거리마다 규찰대가 늘어서 있어 주민들이 외출하기를 꺼리고 있다”면서 “옷차림의 모양과 색깔, 길이, 머리 염색까지 단속해 벌금을 매기거나 심한 위반자는 노동단련대에 보내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옷차림 중에는 그물모양의 긴양말(스타킹)과 영어 글자가 있는 샤쓰(셔츠), 짧은 치마(미니스커트), 키 높이 단화(하이힐)도 단속대상이 된다”면서 “손가락만한 영어 글자가 있으면 그 위에 천리마동상이나 다른 그림을 덧대서 입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옷을 전문적으로 수선해주는 점포까지 생겼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최근 청진시 포항구역에서 길 가던 한 여성이 머리를 염색한 혐의로 단속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 여성은 천성적으로 갈색 머리를 지녔는데 머리 염색을 하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친구 2명을 데려와 이들이 보증을 선 후 풀려나는 황당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