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25참전 노병들 무주택에 생활고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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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최근 전쟁노병들(6.25참전군인)은 조국을 지켜낸 전승세대라는 강연회를 진행하는 등 참전군인을 높이 대우할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은 전쟁노병들이 무주택자로 어렵게 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5일 “올해 7.27은 (정전협정일)65돌 정주년이어서 그런지 지난해보다 7.27 관련 강연회를 비롯한 정치행사가 많아졌다”며 “수요일(25일)은 여맹조직 강연회날인데 오늘 강연회에서는 1950년대 전쟁노병들은 백두의 혁명정신을 이어받아 수령과 조국을 지켜낸 사상과 신념의 강자라고 선전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회에서는 또 모든 여맹원들은 전쟁노병들의 정신을 유산으로 이어받아 김정은 원수님을 충성으로 모시자면서 당의 품속에서 전쟁노병들이 걱정없이 살고 있지만 더 늙기 전에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로 생각하고 노병들을 도와줘야 한다며 지원물자를 호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당의 선전과는 달리 지금 노병들의 처지는 국가의 혜택이 전혀 없어 자녀들이 돈벌이 하는 경우에는 밥이라도 먹고 살고 있지만 그러지 못한 노병들은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며 “어떤 노병은 자녀들이 모시지 않아 홀로 연명하거나 개인의 옥수수 뙈기밭을 지켜주면서 오두막에서 연명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시대 들어서면서 노병들은 평양에서 열리는 전쟁노병대회에 참가하는 등 김정일시대보다 나라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며 “그러나 전쟁노병대회가 개최되거나 7.27 전승절 시기에만 잠깐 깜빠니아 행사로 주민들로부터 걷어 모은 쌀과 기름 등 부식물을 지원해주는 데 그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 7.27행사 때는 여맹조직에서만 노병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지원사업을 진행 했었는데 올해는 중앙의 지시로 시 당에서 직접 노병들의 집을 방문하고 있다”며 “그러나 당간부들의 방문은 형식적이어서 며칠 지나면 노병들의 식량공급도 보장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에 노병들은 조국을 위해 피 흘리며 싸웠지만 나라에서는 필요할 때만 선전물로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며 “중앙에서 또 전쟁노병대회를 진행한다고 선전했는데 이런 식의 정치행사나 훈장수여보다 실질적으로 노병들이 여생을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