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군 당국이 7월 27일 이른바 전승절을 맞아 대대급 이상 군 지휘관들에게 맥주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고위 간부들의 바닥에 떨어진 사기를 올려 세우기 위한 것인데 과연 얼마나 효력이있을지 의심스럽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8일 "지난 7.27 전승절을 맞아 대대급 이상 지휘관과 정치책임자들에게 중국 칭다오맥주를 한 상자(20병)씩 선물로 내려 보냈다"면서 "이번 선물을 통해 북한군 지휘관과 정치책임자들을 격려하고 최고사령관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계기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번 선물전달식은 대대급이상 지휘관과 정치책임자들을 군단, 사령부급 단위들에 모아놓고 진행되었다"면서 "지시문에는 선물한 맥주를 전승절을 기념하여 부하 군관들과 나누어 마시도록 하여 군관들이 최고사령관의 배려에 충성으로 보답하도록 하라는 정치선동사업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군지휘관들과 정치책임자들에 대한 식음료선물은 김일성 때부터 해마다 2월 16일, 4월15일, 1월8일, 2월8일(인민군 창건절), 12월24일등 국가적으로 큰 명절을 계기로 해오던 선물정치의 하나"라면서 "과거에 비해 선물의 양과 질은 낮아지고 정치선전에 나서라는 요구는 더 강해져 지휘관들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기존에는 연대장, 연대 정치위원급 이상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식음료선물을 보내줬는데 2007년 7월27일 부터 대대장, 대대정치지도원이상 간부들로 대상을 넓히다 보니 선물의 양과 질이 떨어졌다"면서 "군에서 말단 지휘단위이면서 전투 단위인 대대장, 정치지도원들을 격려함으로써 선군정치를 실현한다는데 의미를 두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군 간부들속에서는 맥주 선물을 차라리 안받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선물을 받고 나면 상급 간부들에게 인사차림을 해야하고 휘하 군관들에게도 나눠 줘야 하는데 수량이 제한적이다 보니 받은 사람보다는 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 괜히 서로 감정만 상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어떤 지휘관들은 선물을 받자마자 장사꾼들에게 팔아 넘기는 경우도 있다"면서 "벌써 장마당에 군 지휘관들의 선물용 맥주인 칭다오 맥주가 나와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어 주민들은 군 간부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명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