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 북한 근로자들 인터넷으로 아시안게임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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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러시아 파견 북한근로자들의 인터넷 접속을 철저히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손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해 2018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를 시청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4일 “요즘 러시아에서 귀국한 근로자들을 통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아시아경기대회 소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면서 “체육강국이라며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고작 10위에 머물렀다는 사실도 알려지게 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부터 러시아에 파견되었던 건설노동자들의 귀국행렬이 늘고 있다”면서 “귀국한 근로자들이 러시아에서 2018 아시아경기대회를 실시간으로 시청한 것을 자랑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은 아시아경기대회 개최소식이 알려지자 너도나도 손전화를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해 아시아경기대회를 실시간으로 시청하기 시작했다”면서 “러시아에 파견된 근로자의 80%이상이 평양 거주자여서 이번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당국에서는 러시아 현지 공관에 건설노동자들의 손전화를 이용한 인터넷접속을 전면 차단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하지만 수천 수만의 노동자들을 한꺼번에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당국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 접속해 아시아경기대회 장면을 시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인터넷 접속방법을 잘 몰라 시청하지 못했던 일부 노동자들도 다른 노동자들에게 부탁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면서 “요즘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은 1인 단독 작업이 많아져 노동자들이 손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양시의 또 다른 소식통은 5일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들에게 그나마 큰 위로가 되는 것은 인터넷에 접속해 외국방송을 시청하는 것”이라며 “애초 3년계약을 수차례 연장하면서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는 노동자들에게 인터넷을 통한 외국방송 시청은 큰 위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에 파견된 우리(북한)노동자들 속에 올해 아시아경기대회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도 여럿이 있다”면서 “대부분 평양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어서 자녀나 형제자매가 체육부분에 종사하거나 직접 이번 대회에 선수로 참가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국제경기대회에 참가한 선수의 가족들에게도 경기장면 시청을 허락하지 않는 당국의 처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선수 뒷바라지를 위해 온갖 궂은 일을마다하지 않는 선수 가족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당국에 대해 비난의 소리가 높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