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고 미북대화를 중재, 촉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유엔 총회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합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24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21일 기자설명회에서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상세히 공유, 평가할 것”이라며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북대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심도 있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미북대화를 중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 북한도 우리에게 미북대화의 중재를 요청하는 한편,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의했습니다. 저는 미국이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북한과 대화를 조기에 재개할 것을 희망합니다.
한국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뉴욕 방문 기간 동안 유엔 총회 기조연설,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일정도 소화합니다. 미국의 국제 문제 전문가와 여론 주도층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연설 일정도 예정돼 있습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문 대통령과 함께 유엔 총회에 참석합니다. 강 장관은 문 대통령을 보좌하는 한편 다양한 외교 일정을 가질 예정입니다.
한국 외교부는 “강 장관은 문 대통령이 귀국한 뒤인 29일까지 뉴욕에 체류하며 다양한 외교일정을 가질 예정”이라며 “6~7개의 국가들과 외교장관 회담도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군사분야 합의서의 내용도 미국 측에 설명했습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1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설명했습니다. 국방부는 “양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국방분야에서 뒷받침해야 할 역할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송 장관은 남북 정상회담 직후 한국으로 복귀해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에게도 군사분야 합의서를 비롯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군사분야 합의서 채택을 위한 논의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반박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방부 당국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협의 과정에서 NLL은 건드릴 수 없는 상수라는 것이 한국 정부의 원칙이었다”며 “NLL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선”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편 한국의 청와대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 동안 북한에 머문 시간이 총 54시간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방북 기간 중 17시간 5분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했습니다.
남북 정상은 3시간 25분 동안 두차례에 걸쳐 공식회담을 가졌고 환영만찬, 옥류관 오찬,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의 만찬, 삼지연 못가에서의 오찬 등 네 차례에 걸쳐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기간 동안의 뒷이야기도 공개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서 손가락을 이용해 하트를 만들어 사진을 찍었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하트로 모양을 만들고 리설주 여사는 옆에서 이를 받드는 장면으로 사진을 찍었다”며 “김 위원장은 ‘나는 이게 모양이 안 나옵니다’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방북단의 체류일정을 하루 더 연장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삼지연초대소에 방북단 200여 명이 하루 더 묵을 수 있으니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다만 한국 측의 사정으로 이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방북단이 지난 19일 관람한 집단체조 공연이 상당 부분 바뀌었다는 북한측 관계자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방북단이 관람한 공연은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을 위한 ‘빛나는 조국’이라는 집단체조였는데 공연 내용의 70%가량이 변경됐다는 겁니다.
김 대변인은 “이념적인 내용이 다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며 “공연은 총 7개 부분으로 구분되는데 이 가운데 3개 부분은 완전히 새롭게 구성됐다”고 말했습니다.
방북단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삼지연초대소에서의 오찬에서 한국의 문화계 인사들이 짧은 공연을 펼쳤던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 20일 삼지연초대소에서의 오찬이 끝난 뒤 한국의 유명 가수 에일리와 지코, 알리는 각각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Artist’, ‘365일’ 등 자신들의 대표곡을 불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