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북 고위급 군관 전역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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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일부 고위급 군관(장교)들이 전역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서 최고의 엘리트로 특별 대접을 받아온 고위 군관들이 전역을 희망하는 경우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나타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금까지 북한의 고위 군관은 주변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북한의 엘리트로 각종 특혜를 받아왔습니다. 이런 엘리트 군관들이 전역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한 평양 주민 소식통은 “인민군 상좌 계급을 달고 있는 내 아들을 제대 시키기 위해 고위층에 현화(미화)로 1,500달러를 고였다”면서 “이정도 돈이면 평양시내 웬만한 지역에서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큰 돈이지만 군관을 제대 시키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우리 인민군 군관들에 대한 위상과 대우가 과거 김일성, 김정일 시대보다 크게 떨어진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김정은이 올라오고 나서 선군 정치에서 당 중심으로 권력의 중심축이 이동한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고급 군관들에 대한 대우는 나아진 게 없는데 고급 군관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와 제약은 대폭 늘어나 군관과 그 가족들은 생계를 위한 장마당 경제활동도 하지 못한다”면서 “과거 많은 특혜에 익숙해 있는 군관 가족들은 당간부나 무역일꾼들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이 커 불만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평양이나 대도시 인근 부대에 소속된 군관은 그래도 형편이 괜찮은 편”이라면서 “오지나 전방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관들은 아이들 교육 문제나 생활편의 문제로 부인과 아이들은 대도시에 남겨두고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전역을 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군관들 중에서도 육군의 경우는 공군이나 해군에 비해 전역하기가 다소 쉬운 편”이라면서 “해군과 공군의 경우 잘 훈련된 군관들의 숫자가 절대 부족하다 보니 전역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공군 조종사의 경우, 나이가 들었는데도 전역을 잘 시켜주지 않는다”면서 “전투기가 노후한데다 연료가 부족해 비행훈련이 잘된 숙련된 조종사를 제 때에 양성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김정은이 들어선 이후 전역을 원하는 고급 군관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북한의 장마당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는 사회현상과도 관계가 있다”면서 “군대에서 충성을 다 하기 보다는 차라리 장마당 장사로 돈을 모으는 것이 앞날에 보탬이 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