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원들, 단속 봐주는 대가로 뇌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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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보위성 소속 보위원들의 부패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불법휴대전화를 단속하기 위해 조직된 검열단 소속 보위원들이 외부세계와의 전화연계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0일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 연계가 필요 할 때마다 불법휴대전화 검열 그루빠에 소속된 보위원의 보호 아래 통화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전화연계를 할 경우에는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담당 보위지도원을 옆에 두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단속 보위지도원들을 잘 아는 브로커를 통해 일정액의 뇌물을 전달하면 불시 단속의 걱정없이 한국에 있는 친지들과 통화를 할 수 있다”면서 “뇌물 액수는 통화 한 건당 위안화로 500~1000위안으로 매우 비싼편인데 때로는 엉뚱한 구실을 붙여 더 많은 뇌물을 요구하는 등 보위지도원들의 횡포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말이 검열단이지 단속을 핑계로 주민들로부터 뇌물을 받아내는 것이 보위원들의 목적이란 것을 잘 알지만 누구 하나 이런 행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은 착취를 당하면서도 오히려 보위지도원들에게 더 많은 뇌물을 고여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며칠 전 한국에 있는 딸과 전화통화를 하기 위해 친척 브로커에게 부탁하고 약속 장소에 갔더니 담당보위지도원이 와있어 많이 놀랐다”면서 ”보위지도원이 바로 옆에 있어 안부도 제대로 묻지 못하고 송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만 했는데 통화가 끝나고 보위원에게 통화의 댓가로 인민폐 700 위안을 바쳤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불법휴대전화 연계에 대한 보원지도원들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안심하고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척과 통화를 하도록 돈을 받고 보위지도원을 연결해주는 브로커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동안 보위지도원에게 뇌물을 전달하고 수수료 먹는 재미에 한국과 전화연계를 원하는 사람을 찾아다니던 브로커들이 요즘에는 신원이 확실하고 잘 아는 사람 외에는 보위원과 연결시키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데 그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기존에는 불법휴대전화 연계를 갖다가 보위지도원에 걸려도 뇌물을 주면 해결되었는데 최근에는 통화 현장에서 단속되면 바로 보위부로 이송된다”면서 “사전에 브로커를 통해 보위원에 뇌물을 고이면 단속 걱정이 없어 돈이 들더라도 이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명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