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국인에 김부자 동상 참배 강요하지는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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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동상에 참배를 강요해오던 북한당국이 요즘에는 원치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동상참배를 강요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부자 동상에 참배한 사람과 참배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대우가 확연하게 다르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모든 외국인 방문자에게 김부자 동상 참배를 강요해오던 북한 당국이 작년부터는 궂은 날씨나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동상 참배를 생략하는 등 융통성을 보였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참배를 원치 않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참배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조선족 사업가는 “북조선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이제는 김일성부자의 동상 참배를 강요당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조선의 속성을 좀 아는 눈치 빠른 사업가들은 조선에 갈 때마다 김부자 동상 참배를 빼먹지 않는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비록 김부자 동상 참배가 방문객 본인의 선택에 맡겨졌다고는 하지만 참배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에 대한 북조선 당국의 대접이 눈에 띄게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참배를 한 사람들은 북조선 관리들로부터 ‘우리 사람’이라는 살가운 표현을 듣기도 한다”면서 “’우리사람’이라는 말 속에는 북조선 당국을 지지하고 북조선에 우호적인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그만큼 모든 면에서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참배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보위원들의 감시도 느슨한 편이며 방문객들이 원하는 각종 편의제공에도 적극적이어서 참배를 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대접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방문에 나선 평양의 한 주민 소식통은 “외국인에 대한 김부자 동상 참배강요 사실이 외부세계에서 비판 받는 것을 의식한 탓인지 요즘에는 동상 참배를 강요하지는 않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중국관광객들이 신의주 반나절 관광에 나서게 되면 관광의 첫번째 순서가 김부자 동상에 대한 참배”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김부자 동상 참배는 우리 내부 인민들도 좋아서 자발적으로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냐”면서 “주민들한테는 때만 되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상생활이 되어있어 바깥 세상에서 이를 비웃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