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학생들, 공부 대신 생계 위해 건설현장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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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10대 학생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공노동자(일당 근로자)로 건설일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한창 공부를 해야 할 나이의 학생들이 건설현장에 뛰어드는데도 당국에서는 방관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3일 “요즘 건설현장에 10대 나이의 학생 일공노동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도내 곳곳에서 진행되는 건설현장과 사회 동원 현장에는 어김없이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일공노동자로 일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공노동이란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당일치기(일당) 노동으로 공수(노임)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공이 비싼 성인노력을 대신해 돈이 필요한 학생들이 건설노동에 나서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공노동에 나선 학생들은 대개 14세부터 17세의 남학생들”이라면서 “이들은 철도와 도로공사, 사적지 건설장에 나가 모래와 자갈 채취, 벽돌, 세멘트, 몰탈 등 건설자재와 물동을 운반하는 일을 해주고 하루 벌이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일공비(노임)는 대개 중국 돈 5위안에서 최고 10위안으로 식량 2~3kg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라면서 “학교에 나가봐야 학생들에게 제기되는 온갖 강제 동원과 각종 지원금 압박에 시달리느니 차라리 일공으로 일을 해 가족생계에 보탬을 주는 게 더 낫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학교에서는 결석하는 학생들에게 등교할 것을 권하지만 이에 따르는 학생은 극히 드물다”면서 “오히려 생활고로 일공노동에 나선 학생들을 일자리와 연결시켜주는 ‘일공브로커’까지 등장하면서 학생 노동자들이 건설현장 전반에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같은 날 “도시 외곽의 학교들에서 일공노동을 위해 학교에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시골에서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봐야 졸업 후 사회진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 공부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돈 있는 사람들은 사회동원이나 노력동원에 나가려 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성인에 비해 일공이 싼 학생들에 돈을 제공하고 대신 건설현장이나 노력동원에 나가 일하도록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공이 필요한 학생들은 대부분 동네 장마당 근처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공브로커를 통해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장마당 주변에서 일공 브로커로 알려진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일공 노동을 소개해주고 노임의 일부를 소개비로 챙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