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주재 무역일꾼에 ‘시멘트 과제’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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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중국 주재 무역일꾼들에게 시멘트를 구입해 보내라는 내용의 ‘시멘트 과제’를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시멘트 과제 수행 여부는 무역주재원들의 연말총화에 직접 반영될 것으로 알려져 무역일꾼들의 고민이 깊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요즘 북조선으로 나가는 물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시멘트”라면서 “북조선 당국이 외화벌이 일꾼들에게 시멘트 과제를 내려 매기고 연일 독려하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북조선 무역 주재원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이른 봄에 비료과제와 비닐박막 과제를 할당 받는데 이번처럼 시멘트가 모든 무역 주재원들의 공통 과제로 부여되는 것은 보기 드문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번 시멘트 과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독려하고 있는 원산 관광지구 개발을 위한 것”이라며 “추운 겨울이 닥치기 전에 원산 관광지구 건축물의 뼈대(골조)공사를 마무리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번에 내려 매긴 시멘트 과제는 무역 주재원들뿐만 아니라 식당 지배인들에도 동시에 부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면서 “연말 총화를 코앞에 두고 시멘트과제를 내려 매긴 관계로 북조선 무역 일꾼들이 큰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요즘 북조선으로 시멘트가 많이 나가는 이유가 원산관광지구 건설 때문인 것은 맞다”면서 “시멘트와 함께 건물 골조 공사에 꼭 필요한 철강재가 함께 나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수 있지만 이는 철강재가 대북제재 품목이기 때문에 정상 수출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시멘트만으로는 건물 골조공사가 불가능 하기 때문에 철강재는 따로 밀무역을 통해서 보내고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소형 선박으로 압록강이나 두만강을 건너는 밀무역으로는 철강재 수송은 불가능하다”면서 “아마도 철강재는 큰 배를 이용한 밀무역이 가능한 뚱강(東港)과 좡허(庄河)를 통해서 나가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습니다.

단둥 해관 사정에 밝은 한 무역관계자는 “단둥 세관도 북조선의 시멘트 수송에 상당히 협조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멘트 포대를 산더미처럼 실은 과적 차량에 대해 단속을 하지 않고 있으며 해관에 새로 설치한 축중기도 요즘에는 가동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