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지난 9월 북한이 도난방지 기능을 갖춘 최신형 스마트폰이라며 내놓은 '평양 스마트폰 2421'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 스마트폰에는 도난방지 앱이 설치되어 인기가 높았으나 실제로는 도난방지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아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 도난사건이 급증해 사회문제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북한당국은 경보음으로 도난사실을 즉시 알려준다는 ‘금방울’ 이란 기능을 얹은 ‘평양 스마트폰’을 내놓았지만 기기 오작동으로 전혀 도난방지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3일 “요즘엔 장사를 해서 먹고 살려면 손전화가 필수수단이 기 때문에 장마당이나 역전에서 손전화만 전문적으로 노리는 쓰리꾼(소매치기)이나 덮치기(날치기)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면서 “날치기나 쓰리꾼들이 빼앗은 타치폰은 중고로 팔아도 돈이 되기 때문에 돈벌이가 없는 남성들이 덮치기로 손전화를 빼앗아 내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끊이지 않는 손전화 도난사건에 대비해 중앙에서는 지난 9월 손전화 도난 즉시 경보음이 울리게 되어있는 ‘금방울 1.0’이란 기능을 개발해 이를 ‘평양’ 타치폰에 탑재해 출시하면서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선전했다”면서 “이 타치폰은 도난방지 기능이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출시된 ‘평양’ 2419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당국의 선전에 따르면 ‘평양’ 타치폰에 있는 분실 경보프로그램은 손전화기와 블루트스로 연결된 분실방지 장치 사이의 거리를 인지해서 설정한 거리 값을 벗어나는 즉시 손전화기와 장치에서 동시에 경보음이 울리게 되어있어 처음엔 인기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평양’ 타치폰을 사용해본 주민들은 전화기를 소매치기 당해도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전화기를 잃어버려 분통을 터트렸다”면서 “야외에서 손전화를 도난 당했을 때도 ‘금방울’ 앱이 자동전환방식으로 바뀌어 도난자의 위치가 추적되어야 하는데 위치확인 단추를 아무리 눌러도 작동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불과 몇 달 전에 출시된 ‘평양 타치폰 2421’ 이 주민들로부터 오작동 전화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 당국에서 이에 대비해 또 어떤 타치폰을 내놓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올해만 해도 중앙에서 ‘평양’, ‘아리랑’, ‘진달래’ 등 여러 형태와 기능을 갖춘 손전화를 계속 출시하고 있지만 품질개선에는 관심이 없고 겉모양만 바꿔 주민들로부터 외화를 거둬들이는데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