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군 당국이 12월 들어 갑자기 평안남도에 위치한 '조선인민군종합출판사'의 경비병력을 증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군 관련 지도와 대남선전자료 등 기밀서류를 인쇄하고 있는 인민군종합출판사에 대한 보안을 대폭 강화하라는 군총정치국의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복수의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9일 “요즘 평안남도에 위치한 ‘조선인민군출판사’ 경비 초소에병력이 두 배로 증가되었다”면서 “급변하고 있는 북남정세와 대외정세에 대처해 대남선전자료 등 군 관련 기밀서류를 찍어내고 있는 출판사 경비를 대폭 강화하라는 군 총 정치국 내부 지시가 내려온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군 출판사 본사는 평양에 있지만 군사지도를 비롯한 중대장수첩, 군 강연 자료 등을 찍어내는 인쇄소는 평안남도 은산군에서 천성으로 넘어가는 골짜기에 위치하고 있다”면서 “1960년대 건립된 이 출판사는 땅속 깊은 갱도에 있어 철통보안 상태이지만 최근에 갱도 안팎의 경비 병력이 증가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 출판사에 들어가려면 3개의 초소를 거쳐야 하는데 두 번 째 초소와 세번째 초소 사이에 출판사 종업원 가족들이 모여 살고 있다”면서 “원래 가족들은 가족증명서를 초소에 보여주면 자유롭게 외부에 통행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초소를 통과할 때마다 경비병들로부터 혹시 기밀서류가 숨겨져 있는지 손짐과 몸 수색을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종업원의 친척들이 가족을 만나러 이곳으로 들어가려면 기존에는 가족들이 보증만 서주면 문제없이 초소를 통과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가족 면회 사유가 분명하지 않으면 친척이라도 면회조차 할 수 없어 종업원 가족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조선인민군출판사가 자리잡은 천성골짜기는 원래 ‘뱀골’이라고 불릴 만큼 산세가 험한 곳이지만 갱도 안에 꾸려진 인쇄소는 깨끗한 타일로 단장해 시설이 훌륭하다”면서 “이곳에서 6급 이상 고급인쇄공들이 군 노무자 신분으로 인쇄 작업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요즘에는 인쇄공들이 일하는 작업장에도 경비가 강화되었는데 기밀서류가 외부로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군 관련 서류를 찍다가 오작지가 한 장이라도 나오면 반드시 오작지를 상부에 보고하고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곳에서 일하는 인쇄공들은 ‘인민군대 사상 전선을 책임진 인쇄전사’라는 칭호를 받은 핵심 당원들이지만 미국의 항공모함과 무기에 관한 분석 자료들을 인쇄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손혜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