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지난해 11월 공관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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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가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3일 조성길 이탈리아, 이딸리아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의 3국 망명 타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의 여당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관련 정보를 보고한 자리에서 “조성길 대사대리 부부가 지난해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 잠적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민기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조 대사대리가 임기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말했습니다.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 (조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말에 임기가 만료되는데 임기 만료에 앞선 11월 초 공관을 이탈해서 지금 잠적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같이 이탈해서 잠적한 상황입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조 대사대리는 1975년생으로 지난 2015년 5월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3등 서기관으로 부임한 뒤 1등 서기관으로 승진했습니다. 특히 대사관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외교관입니다.

조 대사대리의 출신성분이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고위층 인사는 아니라는 게 국정원의 설명입니다.

국정원은 “조 대사대리에 대한 신변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면 이탈리아 당국이 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일 크다”며 “조 대사대리는 현재 이탈리아 안에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공관을 이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변 보호차원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신청 여부에 대해선 “잠적한 두 달간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 대사대리의 구체적인 망명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조 대사대리가 지난 2015년 5월 부임해 3년 간 근무한 뒤 본국으로의 복귀 명령이 떨어지자 이에 불응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중앙일보와 연합뉴스 등 한국의 언론들은 조성길 대사대리가 제3국으로의 망명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당국이 조 대사대리와 그 가족들을 안전한 곳에서 보호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015년 이탈리아에 부임한 조 대사대리는 2017년 10월 이탈리아 당국이 문정남 현 시리아 북한대사를 이탈리아에서 추방한 이후 대사대리를 맡아왔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을 이유로 문 대사를 추방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주재 북한대사관은 소형 공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이탈리아 주재 북한 공관에는 1등 서기관 2명과 3등 서기관, 참사관 등 4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까지 대사 자리는 공석인 상태입니다.

북한의 고위급 외교관의 망명은 지난 1997년과 2016년에도 이뤄진 바 있습니다.

지난 1997년에는 장승길 전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관 대사가 가족을 동반해 미국으로 망명했고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을 동반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