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주재 북 무역일꾼들, 처음으로 재외국민 투표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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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주재 북한 무역일꾼 등 중국에 있는 북한 공민이 오는 3월 10일 실시되는 최고인민회의 14기 대의원 선거 투표를 중국 내 공관에서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외 주재 북한공민이 북한 공관에서 재외국민 투표를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대북 무역 업자는 23일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북조선 공민이 해외 공관에 가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투표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에 해외 주재 북조선 공민들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은 형식적이긴 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현재 조선 무역대표들 중 상당수가 2월 초순 총화를 이유로 본국에 불려 들어간 상태”라면서 “하지만 이들 무역대표들은 이번주 내로 대부분 임지로 복귀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들이 서둘러 부임지로 속속 귀환하는 이유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일 전에 해당 북조선 공관을 찾아가 재외국민 투표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해외 거주 부재자 투표에는 무역 대표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함께 투표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나 “중국에 파견되어 외화벌이를 하는 북조선 근로자와 식당 종업원들은 이번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반면에 북조선 공관원과 그 가족들도 이번 투표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단둥의 또 다른 소식통은 “무역 주재원들과 그 가족들은 투표에 참여시키면서 파견근로자나 북조선 식당 종업원들은 재외국민 투표에서 배제한 것은 이들을 모두 투표에 참여시키기에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역 주재원들은 자발적으로 각자 해당 공관을 찾아가 투표를 하면 되지만 단체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근로자들과 식당 종업원들은 투표참여를 위해 이들을 공관으로 인솔해 오고 일터로 다시 데려다 주는 일 등이 보통 시끄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비록 반쪽짜리이긴 하지만 한국 등 민주국가에서 실시하는 재외국민 투표제도를 흉내 낸 듯한 이번 조취(조치)는 외부 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