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세 긴장을 이유로 한국산 단속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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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당국이 한국상품 판매와 사용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사회기강을 바로 잡기 위한 대책이라지만 유독 한국 상품에 대해서만 고삐를 죄는 까닭을 모르겠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음달 3월 10일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선거의 날입니다. 요즘 북한당국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내부 통제에 나서면서 일제히 한국산 상품유통을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평양시의 한 소식통은 25일 “요즘 내달 예정된 선거 준비로 내부단속이 강화되고 있다”면서 “대의원선거가 우리(북한)주권을 반석같이 다지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하면서 혁명적 경각심을 높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는 구호를 내놓고 우리 공화국은 그 어떤 힘으로도 허물 수 없다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어야 한다며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선거준비와 함께 현재 원수님(김정은)이 2차 조미수뇌회담을 위해 윁남 방문길에 나선 상태”라면서 “중앙당국은 주민들에게 ‘선거와 관련된 모든 비정상적인 행위를 단속한다면서 첫 번째 단속 대상을 한국산 제품의 유통과 사용을 지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현재 조미수뇌회담과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우리 내부정세는 잔뜩 긴장되어 있는 상태”라면서 “일부 젊은 층과 지식인들은 겉으로는 조선반도 비핵화와 남북교류를 외치면서 내부적으로는 혁명적 경각성을 강조하고 한국 제품의 유통을 단속하는 당국의 이중적 태도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 정세가 워낙 중요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이럴 때는 극도로 몸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민들은 잘 알고있다”면서 “한국제품의 구입과 사용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6일 “중앙에서 전국의 각 기관 기업소, 사회단체, 인민반을 대상으로 최고 영도자(김정은)의 2차 조미수뇌회담에 관한 선전활동을 펴고 있다”면서 “한편 3월 10일에 예정인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힘있게 다그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북남관계가 개선조짐을 보이자 웬만큼 사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한국제품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장마당이나 상점, 외화상점에서 은밀히 판매되던 한국산 상품들도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제는 일반주민들도 ‘한 나라의 상품을 보면 그 나라 경제를 알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와 원수님의 외국방문을 핑계로 한국제품 단속에 나선 것은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동경심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