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북한 방문 계획을 세웠던 중국 기업인들이 회담 결렬 소식에 대부분 방북 계획을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 업자는 3일 “단둥 역사 옆에 있는 북조선 행 국제열차표 판매소에 가 보면 열차표를 환불하러 나온 사람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면서 “하노이 미북수뇌회담이 성과적으로 마무리 되어 대북제재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상담 차 북조선에 들어가려고 열차표를 미리 예매해 놓았던 사람들이 급히 차표를 환불하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오는 10일 있을 북조선 대의원 선거가 끝나면 관광객들이 몰려 작년처럼 평양 행 국제열차표 사기가 어려울 것으로 짐작하고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미리 표를 사 놓은 사람들”이라면서 “하지만 회담 결과가 예상과 달리 결렬되자 표 값의 30% 이상을 수수료로 내는 것을 감수하면서도 방북을 취소하고 표를 물리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결과적으로 북조선에서 사업을 계획하던 중국 기업인들 중 상당수는 북조선 투자를 접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속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북조선 지하자원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계획하던 기업인들은 앞으로도 미북회담이 잘 풀리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의류 임가공을 비롯한 일반 제조업자들은 굳이 북조선 투자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또 다른 무역소식통은 “중국 기업들 중에서 남방 지역에 있는 기업들은 이미 베트남이나 태국 등에 진출해 활발한 사업을 벌리고 있다”면서 “북조선투자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은 대부분 동북3성(랴오닝, 지린, 헤이룽장)에 있는 기업들로 과거와 달리 북조선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점 외에 별다른 매력이 없다고 여기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동남아국가들에 진출한 중국기업들의 사업이 순조롭다는 소식을 동북 지역의 기업들도 모두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현실에서 투자 환경이 불투명한 북조선 투자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동북3성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번 미북정상회담 결렬 소식에 가장 낙담하는 사람들은 중국 주재 북한무역주재원들로 제제 완화를 전제로 각종 무역거래를 계획했다 예상이 빗나가 앞으로 무역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심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