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자랑하는 고층 아파트 가격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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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과 신의주 등에 신축된 고급 살림집(고층아파트) 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투기목적으로 살림집을 구매하려던 돈주들과 특권층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기대하고 구매를 뒤로 미루는 바람에 고급아파트 값 하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주말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 소식통은 “요즘 평양에 새로 지어진 고급 살림집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특히 평양의 상징처럼 취급되는 고층 살림집(아파트)의 판매가 아주 부진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고층 살림집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고급 살림집을 구매할 경제적 여력이 있는 돈주들이나 특권층들의 수요를 미리 예측하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라면서 “여기에다 하노이 조미수뇌회담이 결렬되어 유엔 제재가 풀리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 돈주들의 투자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구매력이 있는 돈주들은 이미 고급 살림집을 살 만큼 샀기 때문에 더 이상 구매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설사 더 구매할 의사가 있던 돈주들도 살림집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가격 변화 추이를 관망하며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여기에다 부패 간부 척결에 대한 당의 방침이 선포된 것도 고층 살림집 판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몇만 달러짜리 살림집을 여러 채 구매할 경우 자금출처에 대한 보위당국의 의심을 받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돈 많은 간부들이 살림집 구매를 주저하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의주에서도 신축된 고층 살림집이 잘 안 팔리고 있다”면서 “우리 나라의 경제 형편은 중국과 달라서 몇만 달러의 목돈을 들여 고층 살림집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고급 살림집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요즘에는 고층 아파트를 구입 원가 아래로 팔려고 내놓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면서 “4만 달러에 구입한 100평방 살림집에 5만 위안을 들여 내부장식을 해놓고 2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내부장식에 들어간 돈 5만 위안은 포기하고 구입 원가인 4만 달러에 살림집을 내놓은 사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우리가 눈여겨볼 대목은 하노이에서의 두 번 째 조미수뇌회담이 실패로 끝난 후 (유엔) 제재가 풀리기는 틀렸다는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런 사회 분위기를 감안할 때 새로 지어진 고층 살림집의 판매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