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가과학원, 마약원료 유출시켜 연구자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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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과학원이 마약의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화학실험원자재를 유출시켜 마약제조상들에 판매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과학원 운영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 은정과학지구에 자리잡은 국가과학원은 북한 내각에 소속된 중앙 행정기관이며 과학정책 전반을 관장하는 중추기관입니다. 북한 과학기술 발전과 인재양성의 중심지로 알려진 국가과학원이 요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마약제조상들과 결탁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11일 “평성역전에서 택시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과학과 기술의 전당으로 불리는 국가과학원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몇년 전부터 과학기술정책이 중시되면서 국가과학원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요즘 과학원이 마약상인들과 손잡고 마약 제조의 원자재와 설비기구들을 판매해 외화를 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국가과학원에서 마약상인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마약원자재는국가과학원 중간실험공장에서 사용하는 시안벤질린이라는 시약이며 마약생산에 필요한 설비기구들은 국가과학원 실험기구공장에서 제작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데 시약과 설비기구를 판매하는 장소는 국가과학원 외곽에 자리잡은 과학자상점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과학자상점은 과학자들을 우대해 나라에서 특별히 설립한 국영상점으로써 겉으로는 술, 기름, 탕과류 등을 진열해 놓고 있다”면서 “하지만 상점 창고에 들어가보면 마약생산에 필요한 원료가 쌓여 있어 마약제조상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체제 이후 국가과학원이 위치한 (평양시)은정구역은 우리나라 경제과학 발전의 핵심기지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월에도 (김정은은)국가과학원을 시찰하면서 강성대국을 건설하려면 과학기술발전이 최우선이라며 자강력을 높여 연구성과를 달성하라는 지시를 한 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어느때보다도 국가과학원에서는 과학연구성과를 당에 제시해야 되는데 운영 및 연구자금이 턱없이 부족해 고민하고 있었다”면서 “국가과학원에서 사용하는 시약들과 실험기자재중에 마약생산에 필요한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과학원 간부들이 마약상인들과 결탁해 마약 원료를 팔아 연구자금을 확보하다 보니 마약 제조를 부추기는 부패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