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국인들에 인기있는 약값 대폭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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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라선시 당국이 중국인 여행자들에 인기가 있는 북한산 약품 가격을 지난 16일을 기해 대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이 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점도 단 한 곳만을 지정해 중국인 여행자들의 불평을 사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라선시를 자주 드나드는 중국 옌지의 한 조선족 기업인은 19일 “라선시 당국이 중국인들에 인기가 있는 북조선 약품의 값을 인상하고 약을 판매하는 상점도 딱 한 곳만 지정해 중국인 여행자들의 불만이 크다”면서 “이 같은 조치는 지난 16일 사전 예고없이 갑자기 시작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약값 인상 폭은 약품의 종류에 따라 최소 70%부터 최대 160%에 이르는 등 다양하다”면서 “북조선에서의 공급량(생산량)과 중국인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인상폭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또 “약품 외에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호랑이 머리 그림이 들어간 상표로 잘 알려진 ‘범뼈술’도 한 병에 20위안이면 살 수 있었던 것을 100위안으로 대폭 올렸고 이 역시 당국이 지정한 약품 판매소에서만 구입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단둥의 한 소식통은 “북조선에서 생산하는 ‘안궁우황환’의 경우 중국의 유명 제약회사인 동인당의 ‘우황청심환(同仁牛黃淸心丸)과 이름만 다를 뿐 포장과 내용물 생김새가 똑같다”면서 “중국 보따리 상인들이 다섯 알 들이 한통에 5위안 하는 이 약을 구입해 중국에 들여와 한통에 100위안에 팔아 큰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같은 중국 보따리 상인들의 폭리를 알게 된 북조선 당국이 약품 가격을 대폭 인상해도 중국인들의 구매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약품 가격을 전격적으로 인상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약품 가격을 둘러싼 라선시인민위원회의 갑작스런 조치에 대해 중국인여행자들은 북조선이 중국인을 만만하게 보고 횡포를 부리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실이 여행자들을 통해 중국 내부에까지 알려지게 되면 북조선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신감을 더욱 부채질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평양 등 다른 도시에서는 아직 약품 값이 인상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라선에서의 판매 추이를 지켜본 후에 평양 등 다를 도시에서도 약값 인상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중국 해관 당국은 북조선 약품의 중국 반입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라선을 오가는 중국인들이 북한 약품을 대량으로 중국에 반입하고 있어 편법을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