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젊은이들, 서구식 자유주의 문화에 심취

평양 시내에서 다정하게 걷고 있는 젊은 연인의 모습.
평양 시내에서 다정하게 걷고 있는 젊은 연인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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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북한 젊은이들 속에서 서구식 자유주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이나 서구의 젊은이들처럼 개인 위주의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되자 북한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지금 우리나라에 장마당보다 더 빠르고 무섭게 변화하는 것이 있다면 청년들의 사고방식과 생활 방식”이라면서 “젊은이들은 집단생활을 강요하는 사회주의는 원시적인 제도라고 생각하면서 서방식 개인중심의 자유주의 문화를 선호하고 있으며 결혼은 꼭 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몇 년 전만 해도 결혼은 사랑하는 남녀가 부부가 되어 가정을 이루는 인생 경사로 경축하였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개인의 자유를 빼앗기고 불행이 시작되는 문턱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만연하다 보니 최근 결혼한 신혼부부들 중에는 같이 살다가 서로 맞지 않으면 자유롭게 이혼하기 위해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신의주를 비롯한 큰 도시에는 결혼을 포기하고 오직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고자 하는 20~30대 젊은 남녀들이 무리를 지어 동거집(월세집)에서 살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런 젊은이들 중에는 마약흡입이나 성인영화(야동)를 보면서 쾌락을 추구하고 타락한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동거집에는 10대 남녀 학생들이 혼숙하는 경우도 많아 어른들을 충격에 빠뜨리군 한다”면서 “피임 상식이 부족한 미성년자들이 임신 문제로 고민하다 낙태한 태아를 길거리에 버리는 사건도 발생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청년들의 사상적 해이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자 중앙에서는 서방식문화를 뿌리부터 척결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던 일부 나라들에서 경제건설에만 치중하고 청년교양사업에 힘을 넣지 않았다가 서방식 자유주의에 물든 청년들이 사회주의제도를 무너뜨리는데 앞장섰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당의 지시에 따라 지금 전국청년동맹조직에서는 부패와 타락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고 있는 청년들의 문제를 바로잡고 혁명적 수령관을 국풍으로 발전시킬 데 대한 문제가 토의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사법기관에서는 109상무그루빠(불순녹화물 단속반)를 동원해 젊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동거집 등을 불의에 단속하고 있지만 이미 서구 바람이 잔뜩 들어 기울어진 청년들의 사상을 돌려 세우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