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이번 주초부터 신의주에 ‘중앙검찰소’ 검열단을 파견해 집중 검열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도 높은 검열로 유명한 보위성이나 보안성의 검열이 아닌 중앙검찰소 직할 검열단이 신의주에 파견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검열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으로 알려진 신의주에 이번 주 초부터 중앙 검찰소의 검열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툭하면 검열 속에 살고 있는 신의주 주민들도 ‘중앙검찰소’ 검열을 받기는 아주 드문 일이어서 의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각별히 언행에 주의를 하면서 주변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검열은 통상 보위성이나 보안성 검열단이 내려오고 가끔은 중앙당, 보위성, 보안성 등 합동검열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평양의 ‘중앙검찰소’에서 검열단을 꾸려 직접 내려온 것은 아주 드문 경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례적인 ‘중앙검찰소’의 검열에 대해 주민들은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검열이 아니라 고위 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면서 “이번 검열단을 맞는 간부들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나 돈주들이 몸조심 하는 것을 보면 주민들의 짐작이 맞는 것 같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신의주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도 “이번 검열에 가장 몸조심을 하고 있는 사람은 돈주들과 고위급 간부들”이라면서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면 이들이 비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환수하기 위해 강도 높은 검열과 사상검증을 진행하는 것이 당국의 술책”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돈 많은 사람들이나 고위급 간부들은 이런 때는 돈 있는 티를 내지 않기 위해 극도로 몸조심을 한다”면서 “심지어 쓰레기를 버릴 때도 고가의 음식물 쓰레기나 고급 식품 포장지가 섞여 있는지 살필 정도로 몸조심을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중국과의 최대 교역창구인 신의주는 바깥 소식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정보유입의 관문이기도 하다”면서 “하노이 조미수뇌회담이 실패로 끝났다는 소식이 가장 먼저 퍼진 곳이 신의주이고 회담의 후과에 대한 말들이 가장 많이 떠도는 곳도 신의주라서 민심을 다잡기 위한 충격요법으로 이번 검열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간부들 중에서도 특히 무역부문이나 경제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 하노이 회담이 잘못된 것에 대해 구체적인 말을 입 밖에 내지는 않았지만 회담에 참여한 외교 일꾼들이 최고 지도자 (김정은)를 제대로 보필하지 못해 회담이 결렬되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중앙검찰소’는 남한의 대검찰청에 해당되는 기관으로 1948년 설립당시에는 ‘최고검찰소’였는데 1972년에 ‘중앙검찰소’로 명칭을 변경했다가 2010년에는 다시 ‘최고검찰소’로, 2016년부터는 또 다시 ‘중앙검찰소’로 명칭을 변경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으며 수장인 중앙검찰소 소장은 최고 인민회의에서 임명되거나 해임되고 그 임기는 5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