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가 한국 내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장에 대한 개보수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가 3일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장 13곳에 대한 개보수 작업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화상상봉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 화상상봉장의 영상출력장치와 송수신장비 등 기존 시설을 철거하면서 시작된 개보수 작업은 이번 달 말까지 이뤄집니다.
기존에 설치돼 있던 시설은 지난 2007년 7차 화상상봉 이후 10년 넘게 방치돼 지금은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오랜 기간이 지나 통신 방식이 크게 달라졌고 장비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질이 좋지 않은 구형 영상출력장치를 비롯한 통신 설비들을 전면 교체하고 상봉장을 새로 꾸미는 등 개보수 작업이 끝나면 2주 동안 시범 운영에 들어갑니다.
백태현 한국 통일부 대변인 :이산가족 어르신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편의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고요. 또한 기술적으로 선명한 화상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화상상봉에 필요한 장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백태현 한국 통일부 대변인 :현재 유관기관과 협의 중이고요. 협의가 끝나는 대로 북한과 실무협의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 북한에 구체적인 제의를 한 상황은 아닙니다.
북한과 협의가 이뤄지면 마지막 화상상봉이 이뤄진 평양 고려호텔에 통신시설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화상상봉에 필요한 물자를 북한으로 반출하는 데 대한 제재를 면제 받았고 이어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미국의 독자제재도 면제 받았습니다.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지난 2005년 남북 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이산가족들의 상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3년 동안 557가족, 3700여 명이 헤어진 가족을 만났지만 2007년을 끝으로 중단됐습니다.
11년 후인 지난해 9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에서 다시 화상상봉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복구와 서신 왕래, 화상상봉은 우선적으로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이어 지난해 10월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도 화상상봉 문제가 논의됐지만 예정된 적십자회담 개최가 불발되면서 후속 논의가 중단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