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북 열병식 준비설’에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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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군 당국이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내 전문가들의 관측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이 11일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입장은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에 군용차량 200여대가 집결한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북한의 열병식 준비 가능성을 제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한국 군 당국은 한미 군 당국이 현재 북한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준락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 그것은 한미 공조하에서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는 부분이고 공식적으로 대북정보 사항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한국 외교부도 북한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인철 한국 외교부 대변인 : 한미 양국 간에는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상세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연합뉴스는 한국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위성사진에 나타난 군용차량들을 행사용 차량으로 보기 어렵고 병력도 타고 있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북한이 열병식을 한다면 보통 2~3달 전부터 병력과 장비들이 모여 예행연습을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동향이 없었다는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앞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이 연구소의 특별연구조사사업인 ‘비욘드 패러렐(Beyond Parallel)’에 올린 글에서 북한 평양의 미림비행장 인근에 군용차량 217대가 집결해 있고 이는 열병식 준비 초기 단계와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여러 차례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면서도 만약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이라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이나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을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이 실제 열병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미북대화 재개를 위한 당사국들의 노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군사 도발로 해석될 수 있는 열병식을 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지금 열병식을 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해서 자신들의 핵능력이라든가 무력을 보여주는 행동으로서 도발로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거든요. 과연 북한이 그러한 행동을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고요.

지난해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일, 즉 건군절을 4월에서 2월로 옮기면서 70주년 열병식을 이미 대대적으로 진행했고 5년에서 10년 단위로 대규모 행사를 여는 북한의 관례로 볼 때 107번째 김일성 생일인 15일에 열병식을 열 명분은 크지 않다는 설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병식이 열린다면 신형 무기나 탄도미사일을 과시하려는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북한이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앞세워 열병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